▲지난 1월 15일 시민기자 워크숍에서의 나. 어디 있을까요?
김대홍
매일같이 들락거리면서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조금만 노력했더라면 내가 기자로 이곳에 동참할 시간을 앞당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무턱대고 아프리카 여행 기획안을 편집부로 보냈던 것이나, 내 기사에도 원고료가 나온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나 알았던 사실, 뭐 이런 것은 내가 아직까지도 <오마이뉴스>를 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조금씩 알아가는 <오마이뉴스>는 신선하다. 그리고 영향력도 엄청나다. 아프리카 여행기 중 하나였던 '소똥,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사 때문에 '니콜키드박'(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 내가 나에게 지어준 별명이다)은 네이버 검색어가 됐을 정도였다. 이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워크숍에 가서 들었던 일들도 참 신선했다.
오마이뉴스 기사로 인해 오래되고 낡고 불편했던 관습이 순식간에 시정되었다는 일들도 꽤나 많았다. 노원구청 아기 호랑이 사건 역시 <오마이뉴스>의 영향력이다. 나 역시도 얼마 전에 난 김용철 변호사 인터뷰 기사를 읽자마자 <삼성을 생각한다>를 구입해 열독했을 정도니까.
그런 반면,
"너의 글은 '오마이갓뉴스'에서 잘 읽고 있어."친구에게서 온 문자 때문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누구에게 <오마이뉴스>는 케케묵은 제도를 바꿀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매체로 다가오고, 또 어느 누구에게는 '오마이'보다 '오마이갓'으로 불릴 만큼 생소한 매체라는 사실 또한 신선한 느낌이었다.
누구에게나 다 알려진 매체, 감춰진 속셈 따위도 그대로 드러나 너덜너덜해진, 그래서 거는 기대나 희망조차도 없는 매체보다는 아직도 알아야 할 게 많은 게 <오마이뉴스>다. 이런 <오마이뉴스>는 꼭 이른 사춘기가 찾아온 열 살 소년 같다. 여드름도 '송송' 나 있는 소년에겐 걸어봄 직한 희망이 있다. 앞으로 자랄 일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자! 말(言)이 곧 자기(己)가 되는 이들이 기자(記者)라고 했다. 자신의 글이 곧 자신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슬로건은 더욱 근사하다. 모든 시민이 '말과 행동에 어긋남 없이 일치하는 자'가 되길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갖고 싶었던 이름을 내게 선물로 준 <오마이뉴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 사장님이나 진중권 교수님처럼 기하급수적인 조회수를 올려주지 못하는 나를 포함한 평범한 소시민 62000여 명에게 멋진 기자직을 허락해준 <오마이뉴스>, 그의 열 살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내가 그에게 줄 생일 선물로는, 마감 시간을 여섯 시간이나 앞당겨 보내는 지금 이 원고와, '나'와 또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제대로, 올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진실 되게 쓰고자 하는 나의 기자된 마음이다.
글. 니콜키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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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도 순식간에 뒤집어 즐겁게 살 줄 아는 인생의 위트는
혹시 있으면 괜찮은 장식이 아니라
패배하지 않는 힘의 본질이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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