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축제·동네축제가 아름답다

등록 2010.02.20 13:01

수정 2010.02.20 13:01

최근 들어 규모가 작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민축제, 동네축제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봄이 오면 여러곳에서 꽃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주민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는 동네축제는 열기도 그만큼 뜨겁다.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는 지역의 경우 꽃구경을 위해 가족들이 손을 잡고 나온 수천, 수만명의 시민들이 모여들고 축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주민참여 또한 줄을 잇는다.

▲해마다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성미산마을축제'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김종호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의 '동네야 놀자', 서울시 관악구의 '도림천축제', 경기도 부천시의 도당산 벚꽃축제, 성주산 복사꽃축제, 원미산 진달래꽃축제를 일컫는 소위 부천이 3산꽃축제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작은 동네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들 축제의 공통점은 그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참여하는 주민축제, 동네축제여서 그 의미가 새롭고 작은 규모지만 실속까지 있다고 할 수 있다.

성미산마을축제는 기획부터 축제진행까지 모두 주민들 스스로 준비하고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12회째가 되는 도당산벚꽃축제는 도당동 주민이 주관하고, 성주산 복사꽃축제는 부천 송내1·2동 주민들이 함께 치른다. 이런 작은 동네축제들 모두 자생적이고 아래로부터 주민들 손에 의해 직접 만들어져오고 발전해온 축제이다.

진정한 축제는 관 주도의 구민축제나 시민축제가 아니라 주민 주도의 동네 분산적 축제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규모만 큰 축제가 아니라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이름없는 축제지만 이런 작은 축제야말로 주민들이 얻는 기쁨은 보다 직접적이고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축제의 경우 스스로 준비하고 주인의식이 생기다보니 주민들의 참여 공간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거의 모든 지역에서 특산물과 지역의 이름을 걸고 지역축제를 진행하지만 지역 유지와 명망가들만의 잔치가 되고 겉으로는 북적거리지만 실속이 없는 겉치레 잔치로 전락해가고 있는 축제 역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와 함께 예산낭비라는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운동회를 떠올려보면 작은 동네축제가 어떤 힘을 갖게 되는지 잘 알 수 있다. 학교 운동회야말로 이웃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동네잔치였다.

작은축제, 동네축제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간

이런 작은 동네축제는 준비하는데 예산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많은 지자체에서 개최하고 있는 지역축제의 예산규모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소액의 지원금을 주고 나머지는 그 지역 주민들이 알아서 준비해 아기자기한 축제를 치르면 된다. 실제 이런 작은 동네축제가 이제는 여러 곳에서 생겨났고 활성화되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2월 28일은 민족축제인 정월대보름이다. 이런 대보름을 맞이해서도 많은 지역에서 동네풍물패들이 한 해의 액을 쫓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지신밟기를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그런 작은 행사속에서 지역공동체의 소속감도 높이고 한바탕 신명나는 마당을 열고 있다.

이런 동네축제, 주민들이 스스로 준비하는 자생적인 축제들은 궁극적으로 현대화된 사회에서 잊혀진 공동체 의식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함께 하는 이웃이 생기고 주민들 상호간 관계는 늘어가게 되며 동네에서 머무는 시간 또한 길어지게 될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참된 지방자치의 주인으로서 가지는 의식 또한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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