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는 밭이랑의 흙을 긁어 비닐이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고정합니다.
조찬현
지금 심은 감자는 5월말 무렵에 수확하는 하지감자입니다. 할아버지는 "고상만 씨가 빠지게 한다"며 "농사 뼈 빠지게 지어봤자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합니다. 말은 그리해도 얼굴 표정이 무척 밝고 열심입니다. 감자농사 외에 고구마, 콩, 옥수수, 벼농사도 짓는답니다.
"고구마도 심고, 콩도 심고, 옥수수도 심고, 벼농사도 지어, 그래야 넘 먹을 때 같이 묵제"이제는 숨이 차고 힘들어 트랙터를 이용해 밭을 갈았답니다. 그런데 그 품삯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씨앗과 농자재 값도 큰 부담입니다. 남의 손을 빌리다 보니 농산물을 수확해도 별 소득이 없습니다.
"쟁기질할 소도 없고 숨질이 가빠서 못해, 트랙터로 갈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