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 후 가난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못한 50대 할머니가 44년만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만학의 주인공은 택시운전사가 직업인 김진순씨(57.서산시 음암면)로 3일 음암중학교에 입학했다.
김씨는 지난 1966년 충남 금산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어려운 가정형편과 동생들의 뒷바라지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하지만 항상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가슴한 구석이 비여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혼을 한 후 20대 중반에 남편에게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으나 반대해 또 다시 뜻을 접어야 했다.
그러다 지난 해 6월,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뜨면서 배우지 못한 한이 다시 꿈틀거려 조심스럽게 중학교 문을 두드렸고 손자손녀뻘쯤 되는 학생들 틈에서 배치고사까지 치르고 꿈에 그리던 중학생이 됐다.
김씨는 1학년1반이다. 입학식이 끝난 후 교실에서 담임인 이경희 교사의 '중학교 생활 소개와 학생이 지켜야 할 일' 등에 대한 말을 들었다. 김씨는 비로소 "내가 중핵생이 됐다"고 감격해 하며 흐르는 눈물 방울을 연신 손수건으로 찍어냈다.
이경희 담임교사는 "나이가 드신 분이긴 하지만 그간 나름대로 검정고시 등을 준비해 오는 등 공부를 해와 중학과정을 이수하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의지가 강하고 목표가 분명한 분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복지분야를 전공, 어려운 계층을 돕는 일을 하는 게 꿈이다.
2010.03.03 17:33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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