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월평마을 송이슈퍼송이슈퍼앞 - 특색있는 쉼터
김작가
송이슈퍼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흔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하나 보이지 않는 '전원일기형' 마을인데다 교통편이 불편한 마을이라는 점이다.
제주를 한바퀴 돌 수 있는 일주도로는 마을에서 북쪽으로 약 1km 정도 떨어진 하원으로 통과해버린다. 마을 홈페이지에는, 1967년부터 오지선(奧地線) 버스라고 하여 1시간에 1대씩 중문과 서귀포를 연결하는 버스가 월평으로도 다니기 시작했으며, 1981년에 서귀포가 시로 승격하면서 시내버스가 비로소 다니기 시작했고, 현재도 대부분의 시내버스와 직행버스는 중문과 서귀포사이를 일주도로로 통과, 하원에서 월평, 강정, 법환을 거치는 노선은 시내버스 3개 노선과 40분 간격으로 다니는 좌석버스 1개 노선에 불과하다… 고 자세한 설명이 적혀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바깥출입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걸을 땐 차도, 오토바이도 보지 못했다.
정류장에서 머뭇머뭇 거리던 '패랭이'. 도저히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모양인지 아이스크림도 아닌, 음료수도 아닌 사과를 하나 집어 들고 그걸 먹으면서 걷자고 했다. 백설공주처럼 되지 않을까 한번쯤 의심해 본 사람들은 안다. 함부로 사과를 먹었다간, 목에 걸려 소화불량에 걸릴 수 있다는 걸. 그래도 뭐, 백마 탄 왕자가 어딘가에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사과를 먹었다. 독특한 마을걷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