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랜드'의 조각상. 가장 무난하고 수위가 약한 작품이다. 다른 '19금' 조각상은 차마...
이유하
한 시간 가량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러브 랜드로 걸어갔다. 조용했던 미술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주차장부터 북적이고 있었다. 특히 관광 버스로 단체 여행을 온 아줌마, 아저씨들로 매표소부터 시끌시끌 했다. 제주도에 와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을 보는 것도 처음. 주위를 둘러보니 혼자 관람하는 관람객은 보이지 않고, 커플 몇 명이나 친구들끼리 온 무리 몇 명이 '젊은축'에 속했다.
그러나 내가 누구던가! 고기 그을음이 가득한 한우 고깃집에서 혼자 육회 비빔밥을 먹는 여자 아닌가. 당당하게 출입구를 들어서는데, '에구머니나' 생각보다 강도 높은 조각품들에 혼자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5분만 지나니 그런 상황들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재미나게 구경할 수 있었다. 거기에 아줌마들의 조금은 '깨방정'스러운 웃음소리에, 아저씨들의 '재미난 설명'들을 엿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러브 랜드의 하이라이트(?) 성인들을 위한 장난감 전시는 한 마디로 말하면 '성인용품점'이라고 할까? 사실 나도 한 번은 그런 공간에 가고 싶었는데 늘 보면 '뒷문도 있습니다'라고 적힌 음지의 공간에 선뜻 구경 가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개방된 곳에서 합법적(?)으로 구경할 수 있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거기 전시된 물건들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었다. 그런 기구(?)들을 직접 작동해 볼 수도 있었지만, 그것까지 해보기엔 용기가 부족했다. 혼자 구경 다니는 내가 신기했던지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는 점원들 덕에 재미난 경험이었다.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기념으로 '외설적인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병따개를 구입했다. 친구들끼리 술 한잔할 때 분위기 내는 데는 그만인 장난감이다.
다른 전시실에서는 허윤규의 남근 목각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무로 만든 남근 모양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조각들도 재미있었지만, 그 조각에 붙어 있는 기발한 이름들이 더 눈길을 끌었다(수위가 높아서 차마 그 이름들은 기사에 공개할 수 없다). 구경하는 내내 주위에서 '꺌꺌' 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 혼자 '러브랜드' 다녀온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