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추행 전력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다시 한번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3월 13일 오후 3시, 제주시청 인근 우근민 전 지사는 하나은행 2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도지사선거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 전 지사는 2002년 6월 13일 지방선거 당시를 떠올리며 "온갖 정치적 음해와 테러가 난무했고"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했지만", 도민들은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 전 지사는 2004년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을 사안을 두고서는 "국제자유도시라는 대한민국 최초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막 추진해 나갈 때"였기 때문에 "아쉬웠고 도민 여러분께 죄스러웠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성추행 전력과 관련해서는 자신은 "성범죄 전력 갖고 있지 않고, 더더욱 성추행범은 결코 아니라"며 여성부와 대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주장을 했다.
우 전 지사는 "여성부가 '비록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라도 가슴에 손을 댄 것으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성립된다'며 저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결정"했고, 법원도 자신의 기대와 달리 "여성부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고 말았지만, "아직도 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억울한 사연을 다시 한 번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자신에게 "중앙정치권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마녀사냥 식 정치테러에 대해"서는 "비록 안타깝지만", 자신을 "믿어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민들에게 당당하게 심판과 선택을 받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날 개소식에서 우 전 지사는 도지사에 임하는 포부를 '코리아보다 유명한 제주 3대 비전'으로 요약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우 전 지사는 그 3대 비전의 첫째가 "가장 제주적이고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특별자치'를 구현"하는 일이고, 둘째가 "제주삼다수를 세계인이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일이며, 셋째가 "제주를 레저스포츠산업의 세계수도"로 키우는 일이라고 천명했다.
개소식에는 조문부ㆍ부만근ㆍ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 등 지역 유명 인사들과 민주당 소속 도의원과 민주당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후보들 및 그밖에 우 전 지사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대거 몰려들어 이 일대에 한때 교통혼잡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이런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정세균 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을 비롯한 중앙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당 소속 국회의원은 한 명도 개소식에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우 전 지사를 바라보는 지방과 중앙 무대의 시각에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7일 우근민 전 지사의 복당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그에게 빠른 시일 안에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건에 대해 제주도민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소식장에서 우 전 지사가 행한 발언은 중앙당의 권고에 크게 반하는 내용이어서 앞으로 이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우 전시가사 개소식을 열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한 13일 <한겨레>는 우 전 지사의 공천과 관련하여 관심을 끌만한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 기사는 "민주당 공심위원 15명 중 14명(1명은 국외출장)에게 우 전 지사의 공천 여부를 물은 결과, 9명이 공천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특히 "이들 9명 중 5명은 제주도지사 경선에 이르기 전에 공심위에서 미리 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최근 우 전 지사의 복당과 관련하여 민주당 지도부에 가해지는 각종 비난 여론과 자신의 성추행 전력과 관련하여 우 전 지사가 보여주는 태도와 <한겨레>가 전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분위기 등을 모두 종합해볼 때, 우 전 지사가 민주당 공천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0.03.14 10:46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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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성추행 한 적 없어... 무차별 정치테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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