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사천지역 진보단체 회원들이 조씨의 부당징계가 철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하병주
그러나 조씨의 앞날이 그리 순탄할 것만 같지는 않다. 지난해 10월12일, 삼천포지사장과 실랑이 벌였던 것이 빌미가 돼 검찰이 그를 폭력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또 삼천포지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용한 휴가에 대해서 사측이 '무단결근'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비슷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조씨는 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노동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내일이 편안할 거라는 기대는 접었기 때문이다.
15일, 한 직원의 갑작스런 출장으로 생긴 공백도 메울 겸, 자신이 보던 업무 인계를 위해 남아 있던 조태욱씨를 만나 지난 '보도블록 위 천막생활'에 관해 얘기 들었다.
- 이번 사태의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나."한 마디로 노동운동 탄압이다. 근로자의 연차 휴가 사용권을 사측이 무리하게 제한해 '무단결근'을 만들어 버렸다. 다행히 노동위원회가 이를 바로 잡아 줬다. 반면 사측은 저와 다툼이 있던 전 삼천포지사장을 본사로 발령했다. 이번 사태 결과가 노동자에게 영광이 돌아가지 않게 하면서 노동탄압 관리자는 끝까지 챙겨줌을 상징하는, 사측의 의지 표현이라 생각한다."
- 천막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겨우내 추위와 싸우는 게 가장 힘들었다. 특히 잠을 편히 잘 수가 없어 피곤이 가시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텐트를 처음 쳤을 때, 때늦은 태풍이 올라와 비에 흠뻑 젖으며 뜬눈으로 보낸 적이 있었는데, '내가 왜 이렇게 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 반면 힘이 나도록 도움을 준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는데..."무엇보다 사천지역 민주노총과 진보연합 동지들이 늘 힘이 돼 줬다. 함께 촛불집회도 열어주고 위로 방문도 자주 왔다. 또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지들이 멀리서 찾아와 줬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 전기를 공급해준 가게 주인 등 고마운 분들이 많이 떠오른다.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한편 사천진보연합은 조태욱씨의 인천 원 근무지 복귀 소식에 논평을 내고 "노동자는 사측의 구미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종이 아니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노동행위에 대해 사용자가 행하는 부당한 권력의 남용이 앞으로 더는 발생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