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play ▲ 밍융마을에서 본 티베트 전통무용과 춤 윈산성의 가장 깊숙한 오지 메리설산 밑 작은 마을 극장에서 티베트인들이 밤새 춤을 추며 창(티베트 전통술)을 마시고 있다. ⓒ 최오균 큰사진보기 ▲티베트 전통무용을 추는 밍뮹마을의 티베트인들최오균 윈난성 쿤밍에서 출발하여 드디어 메리설산까지 왔다. 지구상에서 가장 험한 계곡과 길의 하나라고 손꼽히는 차마고도를 따라온 길이다. 쿤밍-다리-리장-샹그리라-더친-메리설산으로 이어지는 차마고도는 가본 자만이 안다. 금사강과 누강, 란창강으로 이어지는 협곡의 장관은 말로 글로서는 도저히 표현할 길이 없다. 메리설산은 <잃어버린 지평선>의 종착역이라고나 할까? 이곳은 힐턴이 묘사한 <푸른 달의 골짜기>에 해당한다. 민융빙촨은 메리설산 밑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에는 개울을 따라 게스트 하우스가 몇 개 늘어 서 있다. 놀라운 것은 춤을 추는 가무극장도 있다는 것이다. 게스트 하우스는 대부분 화장실과 방이 따로 있다. 어떤 게스트 하우스를 갔더니 2층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60위안을 달라고 했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아내에게는 위험한 방이다. 큰사진보기 ▲메리설산 밑의 작은 티베트 마을 밍융빈촨최오균 가무극장이 있는 집으로 갔더니 역시 화장실은 1층으로 내려가는데 계단을 타고 내려가게 되어 있다. 그래도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80위안을 달라고 하는 것을 60위안으로 흥정하여 숙소를 정했다.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산책에 나섰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하얀 쵸르텐이 나왔다. 장방형의 흰 탑은 티베트의 상징처럼 골짜기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 땅은 중국의 통치하는 땅이다. 쵸르텐 앞에는 3개의 황금색 마니차가 있었다. 탑과 마니차는 여기가 아직도 티베트 땅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마니차를 돌리며 여기까지 무사하게 오게 해준 티베트의 부처에게 감사기도를 올렸다. 마니차 사이에는 하얀 카타가 사이사이에 걸려있었다. 큰사진보기 ▲메리설산 밑에 있는 라마교의 불탑 쵸르텐최오균 큰사진보기 ▲쵸르텐 밑에 있는 마니차최오균 쵸르텐 위로는 메리설산이 신비감을 더해주며 우뚝 서 있었다. 계곡에는 메리설산에서 눈 녹은 맑은 물이 포말을 그으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계곡에는 역시 불경을 새긴 타르쵸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타르쵸 위로는 원추형의 설산이 안개와 구름 속에 베일처럼 가렸다가 숨바꼭질 하듯 나타났다. 타이쯔산(太子山)이라고도 부르는 카와 카르포 산은 좌우대칭을 이루는 계곡 사이에 인간의 접근이 불가사의한 경사면을 이루며 솟아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눈부신 피라미드 모형이었다. 거대한 암벽이 옹벽을 이루며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용암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힐턴의 소설 <푸른 달의 골짜기>를 다시 떠오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큰사진보기 ▲타르쵸의 깃발 사이로 보이는 메리설산. 마치 힐턴의 <푸른 달의 골짜기>를 연상케 한다. 최오균 나라를 빼앗겼지만 전통문화는 이어지고 있다!메리설산은 수천 년 동안 순례자들의 성소였다. 이 설산은 티베트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신산 중 하나이다. <설산의 신>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카와 카르포 봉(해발 6740m)은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신산이다. 1991년 일본 경도대학 등정대가 카와 카르포 봉을 등정하다가 갑자기 휘몰아치는 눈사태로 17명 전원이 몰살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까지도 이 봉우리를 오른 사람은 없다고 한다. 계곡에 점점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우리는 내일 아침 일찍 빙하의 계곡을 올라가기로 하고 숙소로 내려왔다. 장족이 한 무리의 염소 떼를 몰고 골짜기에서 내려왔다. 고원의 골짜기는 밤이 일찍 찾아온다. 염소도 낮 동안 풀을 뜯다가 주인을 따라 보금자리로 내려가고 있었다. 숙소 옆에서 미니버스를 몰고 왔던 운전사가 나를 보고 아는 체를 했다. 그는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었다. 자기 아들이라고 했다. 티베트 장족의 피가 흐르는 아기의 눈동자는 메리설산의 눈처럼 맑았다. 큰사진보기 ▲메리설산에서 내려온 양들최오균 큰사진보기 ▲티베트의 운전수와 그의 아들최오균 "아기가 너무 예뻐요!""장차 티베트의 미래를 짊어질 아기가 아니겠소."밤이 되자 가무극장에는 어디서 몰려들었는지 장족의 남녀들이 몰려와 춤을 추었다. 어떤 사람은 한 가족이 와서 함께 춤을 추었다. 어린이들까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퍽 고무적이었다. 관객들이 춤을 추고 나면 전통 가무단이 나와서 춤을 추었으며, 가수가 술잔을 들고 나와 빙 둘러 앉은 관객들의 술잔에 부딪치며 노래를 불렀다. 보기만 해도 흥겨워지는 장면이었다.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게 자신의 카타를 걸어주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내 앞으로 오더니 나와서 춤을 추라는 시늉을 했다. 창(티베트의 전통술)을 몇 잔 마신 나는 저절로 흥이 나서 그들과 어울려 춤을 추었다.그들은 티베트 전통복장을 하고 장족의 특이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다가 노래가 끝나면 홀의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앉아 창을 마셨다. 그리고 다시 곡이 시작되면 그들은 함께 춤을 추웠다. 티베트의 노래는 아주 설산보다 높은 고음까지 올라갔다. 그것은 설산처럼 티 없이 맑은 소리였다. 칼을 들고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은장도처럼 생긴 칼은 티베트인들의 필수품이라고 한다. 큰사진보기 ▲온 가족이 어울려 티베트 전통춤을 추는 모습. 나라는 잃었지만 전통문화는 전수되고 있다.최오균 계곡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그들은 <잃어버린 지평선>의 끝자락에서 자정이 되도록 춤을 추었다. 중국이 무력으로 티베트를 짓밟았지만 티베트인들은 전통문화를 지키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광경이 너무 평화롭게 보였다. 거기에는 아무런 근심도 없었다. 춤은 건전했고 맑았다. 춤을 추는 동안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티베트의 문화를 전수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들의 숙소는 춤을 추는 홀과 함께 딸려 있는 방이라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우리는 밤이 늦도록 그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돌아간 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하늘에 별이 총총 떠 있었다. 하늘의 별은 마치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흰떡으로 칠해져 있었다. 사방이 막혀 있어서인지 바람도 잠을 잔 듯 계곡은 고요한 정적 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메리설산 #티베트 전통무용 #샹그리라 #밍융빈촨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최오균 (challaok) 내방 구독하기 트위터 사는이야기, 여행, 작은 나눔, 영혼이 따뜻한 이야기 등 살맛나는 기사를 발굴해서 쓰고 싶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3.8선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걸렸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2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3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신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18년 된 헌 아파트, 직접 고쳐 쓰니 새집 같습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윤석열·심우정·이원석의 세금도둑질, 그냥 둘 건가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