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저수지청호저수지는 계화도 간척지 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축조된 방대한 저수지이다
하주성
답사 길은 늘 허기진다. 밥을 제대로 먹고 돌아다녀도, 오전에만 걷는 거리가 20리는 족히 되기 때문이다. 답사 중에는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많지만, 제 시간에 맞추어 밥을 먹기란 정말 힘이 든다. 거기다가 제 시간에 먹는다고 하여도,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나기란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이번 답사는 전라북도 부안군 지역으로 정했다. 항상 그렇듯 한번 길을 떠나면 1박 2일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당일치기는 피곤도 하지만, 그 지역의 풍물을 제대로 익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지역에 들어가 문화재를 답사하려고 하면, 그 지역의 기본적인 풍속 등을 알아야만 한다. 그럴 때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것이 음식문화고, 그런 자리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답사 중에 받은 지인의 전화답사를 하다가 보면 산을 오르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이번 답사 길에는 몇 번인가를 산으로 올랐다. 전날 잠을 설치고 나서인지 산을 오르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답사 중에 전화가 오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은 이유도 그러하다. 힘들게 산을 오르고 있는데 전화가 오면, 헐떡이면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 전화벨이 울린다.
"예" "형님, 저 ○○입니다""그래, 반가워 잘 있었어?""예, 이곳에 내려오셨으니 점심이나 함께 하시죠?""그러지. 내가 지금 답사 중이니까 어디서 만날까?""예, 그곳에서 하서면 청호리를 입력하시고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이미 시간은 오후 1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동행을 한 아우 녀석도 나도, 지쳐가고 있던 터라 전화가 반갑기가 한이 없다. 그래도 하던 일은 계속해야 하니 답사를 마저 하고 길을 바꿨다.
담수어가 풍부한 청호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