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 '용산, 당신의 이야기'
문화연대
김수박 작가의 차력 쇼로 콘서트가 시작됐다. 이어 언제나 감동적인 시와의 공연, 유가족과 작가의 말, 소문대로의 실력을 뽐낸 앙꼬('상현이의 편지' 만화가) 밴드의 공연, 출판기념 헌정식에서도 멋진 공연을 했던 두 번째 달 바드, '상현이의 편지' 슬라이드 영상 상영 들이 이어졌다.
슬슬 책 판매 부스에 한 발 담가놓고 공연이나 즐겨야지 했지만, 예상외로 공연에 집중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기 때문이었다. 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고, 옷차림 새로 봐서 직장이 끝나고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느덧 클럽 빵은 발 딛을 틈 없이 북적거리고 화장실 다녀온 사람은 원래 자리에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일부는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그냥가기 미안하다고 책을 한 무더기 사가기도 했다.
다음날, 친구들이 너무 재밌었다고 한다. 공연장에 비해 사람이 많이 와서 답답한 것을 제외하면 공연도 좋았고, 이야기도 좋았다고 한다. 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애정 없이 막말할 친구들은 아니니, 부족함이 없었다는 이야기로 들으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솔직히 내가 한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걸 어쩌나. 북 콘서트 아이디어를 처음 냈던 김홍모 작가와 다른 만화가들도, 문화연대와 용산 범대위도, 그리고 살짝 내 이름도 끼어 넣어 다들 두 번째 세 번째 북 콘서트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충분했다.
북 콘서트만 잘하면 뭐하냐고? 당연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용산 참사를 알리고, 구속된 사람들의 재판에 힘을 보태고, 곳곳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강제철거를 막을 수 있다면 북 콘서트 아니고 뭐라도 좋다. 북 콘서트도 좋다. 그래서 또 할 거다. 미약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혹은 오랜 싸움으로 지쳐있는 철거민들과 철거민의 친구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다면. 다음 북 콘서트도 기대하시라!
/ 문화연대 회원, <내가 살던 용산> 편집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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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용산 참사, 북콘서트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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