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습지. 이곳의 습지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다.
성낙선
낙동강 하구는 잔잔하게 흔들리는 수면과, 습지를 가득 덮은 빛바랜 갈대와, 이제 막 연둣빛 어린잎을 피우기 시작한 버드나무가 어우러져 '가슴을 울리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위로 낙조가 지려면 아직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는 낙동강은 굳이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습지 위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숲은 꾸미지 않은 순수함,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상태의 자연스러움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 주고 있었다.
시시각각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강변 풍경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구포대교까지 가는 자전거도로는 다채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 길의 대부분은 화사한 꽃길이다. 길 가에 개나리를 비롯해 진달래, 목련 등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다만 올해에는 왕벚나무만 개화가 늦다. 이제 겨우 꽃망울을 맺고 있다.
조만간 왕벚나무마저 모두 꽃을 피우고 나면, 이 길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자전거도로가 될 게 분명하다. 온통 순백색 꽃 터널을 이룬 자전거도로, 만개한 왕벚나무 꽃그늘 아래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들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