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4일 오후 6시 50분]
군당국 "MBC 입수 상황일지, 군에서 사용하는 양식 아니다"
군당국은 4일 백령도 인근 해역에 침몰한 천안함의 인양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해군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3일 오후 11시 수색·구조작업을 중단했으며 이날부터 함수와 함미 인양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며 "민간 전문 선박 인양업체에서 인양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이번 주 내로 세부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선체 인양 작업 일정은 사고 해상의 유속, 파도 등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군 합동조사단장인 박정이 중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후 9시 19분 어간에 천안함과 2함대사령부 간에 교신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내용은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상호교신으로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중장은 "(정확한 사건 발생 시각은) 추가적인 검증과 조사를 계속해서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군 "MBC 입수 보도한 군 상황일지는 일상적으로 쓰는 양식 일지 아니다"
또 박 중장은 전날 MBC 뉴스데스크의 '오후 9시 15분경 모종의 이상상황이 천안함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포함해서 지금 현재 저희들이 검토하고 또 분석하고 있다"며 "그 부분들에 대해서도 추후에 정확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은 MBC가 입수했다고 보도한 군 상황일지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 군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양식의 일지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또 사고 당시 천안함 후타실에 5명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후타실에는 체력 단련장이 있고, 당시 운동하는 인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1신 보강 : 3일 밤 11시 5분]
또 바뀐 사고시각... MBC, 군 상황일지 입수·보도 "21시 15분 상황 발생"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최초 상황을 인지했다고 밝힌 지난 달 26일 9시 15분과 군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고 추정 시각인 오후 9시 22분 사이의 7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3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사고 당일 군당국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최초상황을 정리한 일지를 입수해 "군당국이 밝힌 오후 9시 22분보다 7분 빠른 9시 15분 천안함에서 모종의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 26일 밤 9시 15분, 천안함이 소속된 해군 2함대 사령부가 최초상황 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으며 "2함대 사령부가 천안함과 관련된 어떤 상황을 파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각은 사고 당일 가족과 통화를 하던 한 실종 장병이 9시 16분경 "비상이 걸렸다"며 갑자기 전화를 끊었고, 같은 시간에 또 다른 실종자의 휴대전화 문자 전송이 중단됐다는 주장과 관련해 사고 원인과 관련한 중대한 상황이 천안함에 발생했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9시16분에 비상상황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러한 정황은 아직까지 아무데도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또 MBC는 "밤 9시 16분 백령도에 있는 방공 33진지에서 폭음을 감지한 보고도 상황일지에 적혀 있다"며 "9시 20분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을 들었다고 보고했고, 백령도 지진관측소는 9시 21분에 규모 1.5의 지진파를 탐지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침몰 당일 시간대에 따라 "해군의 교신 시간과 내역, 보고상황이 등이 정리된 이 상황일지에는 밤 9시 45분에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합참으로 관련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적혀 있다"고 MBC는 전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사고 시각은 (26일) 밤 9시 15분이 맞다"고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시간은 관련기관(군)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상황 발생 뒤 백령도쪽으로 9km 이동하다 침몰?... 교신일지 공개해야
이날 MBC는 또 인천해경의 상황일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 상황일지에 따르면 해경이 최초로 인지한 천안함의 위치 (위도 37도50,경도 124도36)와 군당국이 발표한 천안함 최초 상황보고 위치(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가 서로 9km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또 "이후 9시 33분,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에 전화해 통보한 천안함 위치는 또 바뀌었다"며 "처음 지점보다 약 9km 북쪽으로 올라왔지만 군 당국이 발표한 위치보다 약 2km 서쪽이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위치 변화의 가능성에 따라, MBC는 천안함이 대청도 서쪽에서 처음 문제가 발생한 뒤 백령도쪽으로 9km 정도 이동하다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경이 최초로 천안함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한 오후 9시 15분부터 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로 전화를 건 밤 9시 33분 사이 18분 동안 천안함은 9km 이상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속도(약 30노트)는 천안함이 작전상황에서 가스터빈을 켜고 전속력으로 움직일 때 나오는 속도다. 가스터빈엔진 1기와 디젤엔진 2기를 장비하고 있는 천안함은 평상시 디젤엔진을 사용해 항해하다 긴급시 빠른 속도를 내야 할 때 가스터빈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은 일반 경계상황에서 5노트 정도의 속도로 작전해역을 순찰하지만 기동 상황이면 18노트 정도의 속도로 항해한다. 30노트의 속도라면 천안함의 최고 속력(32노트)에 근접한 속도다.
이날 MBC 보도를 종합하면 밤 9시 15분께 무엇인가 이상을 감지한 천안함이 최고속력으로 백령도 해안으로 접근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당일 천안함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가 확실히 규명되기 위해서는 군당국이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교신일지 등이 공개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군당국은 MBC가 보도한 상황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4일 군당국자는 "군에서는 그런 상황 문건을 작성한 바 없다"고 말했고, 해군 관계자는 "해군이 작성하는 양식의 서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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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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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21시 15분 상황 발생" 보도 부인... "군 사용 양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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