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해군 500년전 조선의 바다에서 23전 전승을 거두며 강토를 지켰던 충무공의 말처럼 오늘도 우리 해군은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노봉훈
경남 진해에 있는 해군 교육사령부의 해군 훈련소는 과거 해군출신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곳 중의 하나다. 그곳의 훈련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진해쪽을 보고는 볼일도 보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입소 기간 1주와 6주간의 신병교육이 끝나면 각자 부여받은 병종(병과)에 따라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되고 그곳에서 본인이 근무하고 싶은 함대를 지원하고 교육의 성적에 따라 함대별로 전출이 결정된다.
"내 얼굴이 검다고 깔보지 마라 이래 뵈도 바다에선 멋진 사나이 커다란 군함타고 한 달 삼십일 넘실대는 파도에 청춘을 받쳤다. 갈매기가 잘 안다 두둑한 배짱 사나이 태어나 두 번 죽느냐~"'브라보 해군'이라는 군가의 일부 가사 내용이다.
풀냄새 나는 육지와 달리 짠내음이 나는 바다에서의 생활을 추억과 낭만이라 말하기에는 20대 청년들에게 있어 가혹함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좁은 객실과 온종일 울려 퍼지는 기관실의 엔진소리와 발전기 소리, 그리고 4시간 3교대 형태로 이루어지는 항해당직과 해상훈련은 바다 위에서의 피곤함을 더욱 더 가중시킨다.
며칠 전 기사의 내용 중 군대에서의 인권문제가 다루어졌다. 30일 동안 육지 못 보고 잠도 못 자는 시련은 훈련 상황에서만 발생하게 된다. 즉, 배가 부두와 떨어지며 항해를 시작하면 훈련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상시에는 어떨까? 함정근무자들은 평상시에도 배 위에서 생활을 한다. 다만, 배가 정박해 있을 경우 육지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는 것과 당직근무의 형태가 바뀌는 것 예외에는 훈련 때와 다를 바가 없다.
육군이나 공군이라고 해서 군 생활의 어려움이 없겠는가? 하지만 함정에서의 어려움은 육상에서 이루어지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출항을 하게 되면 모든 생활은 배 위로 국한된다. 협소한 공간에서의 삶과 통조림 음식, 진동과 악취는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자연 앞의 위대함에 결국 바다를 배우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즉, 체질적으로 약하다고 해서 육상에 두고 훈련을 나갈 수 없고 배멀미가 심하다고 해서 훈련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업무는 완수를 해야 하고 4시간 당직 후 이어지는 8시간 동안에는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함정생활에서의 피로를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흔들리는 배 위에서의 생활은 육상근무에서의 생활과 다르다.
군대의 인권문제는 어제와 다르게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하지만 그 환경까지도 바꿀 수 있을까? 대한민국 남자로서 누구나 한 번은 가야하는 곳이 군대라고 하지만 일부 전역자들은 내 자식만큼은 군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한다. 본인이 받았던 고통을 자식들에게는 주고 싶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생존의 가능성을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500년 전 23전 전승을 거두며 조선의 바다를 지켰던 충무공은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도 대한민국 해군은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海軍(해군)의 꽃은 水兵(수병)이다.' 누리꾼 김덕규씨의 글처럼 아직 귀환하지 못한 772함 수병이 하루빨리 무사귀환 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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