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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니의 고향은
푸른 바다 넘실대는
함경북도 청진항 !
그 푸른 고향 바다에
어머니, 죽어서 영혼이라도
찰박 찰박 노를 저어
돌아가신다고 했지.
나 죽으면 수의도 필요 없고
짚신감발도 필요 없고
늘 신던 하얀 고무신
깨끗하게 씻어
관속에 넣어 달라 했지.
그 하얀 고무신 속에
수없이 보내도 되돌아
오던 수신불명 편지들
차곡차곡 넣어 달라고 했지.
오척단구의 어머니의
유품과 함께 넣어 둔
버선 때 묻은 하얀 쪽배 같은
하얀 고무신 한 켤레,
정말 놀라워라.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에도
생생한 쪽배 같아라
타박 타박 먹구름을 벗어난
하얀 상현달 같아라.
1. 4 후퇴 때 한강을 건너오다가
앙앙 우는 갓난애를
그만 풍덩 빠뜨리고 오셨다는,
그 어머니 가슴에 무덤처럼
품고 사셨던
젖내나는 배내옷 한벌도 함께 실어라.
흐르고 흘러도
또 흘러도 또 흐르는
강가에 나와 이제야
어머니 하얀 고무신 종이배처럼 띄우네.
둥실 둥실 구름 실은
은하수 건너는 달처럼 띄우네.
하얀 고무신아 !
부디 저 청진항까지
무사히 잘 가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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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가라. 영화 <노인과 바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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