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교육비리, '교육감 직선 탓'"...<조선> 말 바꿔 MB 주장에 '힘싣기'
<조선> 2006년 "직선제 환영"→ 2010년 "돈 먹는 교육감 선거"
<경향> "잘못된 진단, 책임 회피" 비판
<한겨레> 이틀 동안 관련 보도 안해
이명박 대통령이 교육 비리를 '교육감 직선제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이 대통령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요즘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은 교육비리 문제"라며 "사회 제도상 교육감이 선거로 되면서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비리의 원인으로 교육감에 대한 권한 집중에 이어 교육감 직선제를 지목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2006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교육감·교육위원 직선제가 제대로 자리도 잡기도 전에 교육자치를 흔드는 발상'이자, '교육감 직선제 자체를 비리 원인으로 지목해 공정택 사태의 파장으로부터 비껴가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6월 30일 공정택씨가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되자 31일 "(서울교육감 선거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공씨를 청와대로 불러 '수고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발언 다음날인 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6월 2일 시·도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뽑는 선거 관리에 1261억원의 교육예산이 투입된다며 '막대한 선거비용'을 들고 나왔다.
7~8일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가장 비판적으로 다뤘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은 교육 비리를 선거 제도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한나라당이 사람을 잘못 고른 데 대해 먼저 고개를 숙였어야 할 일"이라며 "수십 년간 만연되어온 교육 비리를 단순히 교육감 선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정확한 진단도 아니요, 교육자치의 취지를 훼손한 부적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8일 '돈 먹는 교육감 선거'라며 교육감 직선제가 불법·부정을 불러오는 것처럼 부각하며 이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2006년 12월 7일 시·도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주민직선으로 뽑도록 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간선제의 부작용을 비판하며 '교육정책 선택권을 학부모에게 돌려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선제를 크게 반겼다.
중앙·동아일보는 7일 이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하며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한편, 이번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보도 태도가 눈에 띈다. 한겨레신문은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이틀 동안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만연한 교육 비리가 교육감 선거 탓이라니>(경향, 8일 사설)
<"일상적인 교육 비리 교육감 직선 부작용">(경향, 7일 1면)
<민선 교육감 취지 부정 '정부 지배력 강화' 발상>(경향, 7일 6면)
경향신문은 8일 사설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최근 꼬리를 물고 나오는 교육계 비리의 주범이 교육감 직선제 때문이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해석했다.
사설은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하는 서울시교육청의 온갖 비리는 대부분 그(공정택)의 교육감 재직 중 벌어진 일들"이라며 "대통령은 교육 비리를 선거 제도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한나라당이 사람을 잘못 고른 데 대해 먼저 고개를 숙였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교육감 선거가 막대한 비용과 줄서기 관행으로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우려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교육감 선거의 폐해는 수많은 교육 비리 원인 중 하나일 뿐이지, 전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경쟁 위주의 교육 정책도 자율형사립고 부정 입학, 입학사정관제 브로커, 일제고사 성적 조작 같은 비리와 부정을 낳는 토양"이라며 "이런 문제들을 뒤로 두고 수십 년간 만연되어온 교육 비리를 단순히 교육감 선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정확한 진단도 아니요, 교육자치의 취지를 훼손한 부적적한 발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다면 정치인 비리는 총선 때문이요, 대통령 측근 비리는 대통령 선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가"라고 꼬집으며, "막 시작한 민선 교육감의 착근(着根)을 지원하기는커녕 선거를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니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7일 6면 <민선 교육감 취지 부정 '정부 지배력 강화' 발상>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교육감에 집중된 권한의 분산을 교육비리 척결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데 이어 시민들이 선거로 직접 뽑는 교육감 선출 방식까지 문제 삼은 것"이라며 "일선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비리의 원인을 교육감 선거 제도 자체에서 찾음으로써 공 전 교육감 사태에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말도 탈도 많은 '교육감 돈 선거' 교육예산서만 1261억 쏟아부어>(조선, 8일 1면)
<"서울 교육감 선거 나가면 60억원은 써야">(조선, 8일 14면)
<MB "좋은 교사에 인센티브를">(조선, 7일 10면)
반면, 조선일보는 8일 기사에서 교육감 선거가 '돈 먹는 선거'라고 강조하며 '직선 교육감' 선거 제도 자체가 부정․불법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도했다.
1면 <말도 탈도 많은 '교육감 돈 선거' 교육예산서만 1261억 쏟아부어>에서 "교육감 선거관리 예산은 지방재정 교부금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시·도에서 올해 집행할 수 있는 교육예산이 그만큼 줄어들고, 다른 용도의 교육예산을 줄여야 하는 셈"이라며 일부에서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교육감 선거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을 했다고 전했다.
6면에서도 작은 제목을 <'돈 먹는 교육감 선거'>라고 달고 지방교육자치법에서 교육감․교육위원은 '개인 돈'으로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부정·불법선거는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을 강조했다.
또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 수뢰사건에서 드러나듯 직선(直選) 교육감으로 당선되고 나면 '봐 줄 사람'이 그만큼 많은 것"이라며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나오거나 시․도지사가 교육감을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화여대 박정수 교수의 주장을 다루며 '직선 교육감 선거제' 자체를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돈 먹는 교육감 선거'라며 '교육감 직선제'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말을 바꾼 것이다.
조선일보는 2006년 12월 9일 사설 <학부모가 교육정책과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야>에서 2006년 12월 7일 시·도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주민직선으로 뽑도록 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크게 반겼다.
사설은 그동안 교육감․교육위원 간선제가 "교장과 교사들이 사실상 학부모 대표와 지역 인사를 결정하다시피 해왔고, 따라서 교직자들이 교육감․교육위원 선거에 강한 입김을 불어넣었다", "선거 때마다 무슨 교대파니, 무슨 사대파니 해서 편을 가르고 금품이 오가는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부작용을 열거했다.
또 "이런 풍토 때문에 교육감이 된 사람도, 앞으로 교육감을 하겠다는 사람도 학부모와 지역사회보다는 교사와 교사단체를 염두에 둔 정책과 공약을 내게 된 것", "교육정책도 주민이 원하는, 지역이 필요로 하는 쪽이 아니라 선거에서 이기는, 교사들 마음을 얻기 위한 쪽으로 치우쳤다"면서 교육감 간선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교육위원을 주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게 한 이번 법 개정은 교육정책 선택권을 학부모에게 돌려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육감 간선제의 부작용과 비리를 지적하며, 직선제를 반겼던 조선일보가 이 대통령이 비리의 원인이 교육감 선거 제도 자체에서 있는 것처럼 주장하자 '돈 먹는 교육감 선거' 운운하며 교육감 직선제를 비판한 것이다.
<교육예산 1200억 교육감 선거에 써>(중앙, 8일 24면)
<"교육감 선거가 교육비리 불러">(중앙, 7일 8면)
중앙일보는 24면에서 교육감 선거에 1200여 억원의 교육예산이 투입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앞서 7일에는 이 대통령이 국가교육과학기술지문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사진기사를 싣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부각해 <"교육감 선거가 교육비리 불러">라는 제목을 달았다.
<"교육비리 실망... 교육감 직선이 문제">(동아, 7일 6면)
동아일보는 7일 6면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교육비리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현행 교육감 직선제를 지목한 것은 처음"이라며 "정부는 교육감의 인사 및 재정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여권에서는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 러닝케이트 제도나 교육감 간선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2010.04.08 18:4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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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꾸기 '달인' <조선>, 이번엔 '교육감 직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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