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합창우리 노래 잘하지요. 한복도 예쁘고 잘 어울리나요? 고려인 한글학교 아이들의 솜씨자랑.......,
김형효
한복을 입은 두 사람이 곧 교실 밖으로 나간다. 우리는 영문을 모르고 지켜보았다. 잠시 후 아파트 지하의 다른 방에 세들어 의복을 만드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에게 가서 느닷없이 우리 한복의 옷맵시를 자랑하고 오는 것이다. 잠시 후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함께 왔다. 한복의 아름다움을 경탄하는 우크라이나 여성들 사이에서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당당해하는 그 모습을 보고 짠한 기쁨에 우리도 기쁜 마음이 들었다.
세월 속에서 흔적을 잃고 살아야했던 조국이 자신들의 내면에 가득 차는 느낌, 아니 자신의 민족 정체성이 환희로 벅차오르는 느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 기쁨을 조국에서 온 아우와 또 다른 단원 그리고 필자와 느끼며 이 나라 사람인 두 여성에게 보란 듯 자랑하고 있었다. 잠시 후 아이들이 오자 잘 들어맞지 않는 옷을 아이들에게 꼭 맞다고 말하며 한 치수, 두 치수 넉넉하거나 모자란 느낌의 한복을 입히려고 했다. 보기 좋은 수고를 보는 듯하다.
이어서 한국에서 네팔인과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네팔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무역을 하는 박춘건이란 분이 보내준 학용품과 티셔츠, 그리고 아우가 준비해온 선물들을 전하고 아우와 최용섭 단원, 필자가 함께 준비한 간단한 다과회를 열었다. 다과회가 끝난 후에는 그 동안 아이들이 배운 한글 동요 구연과 아리랑, 나리 나리 개나리, 둥글게 둥글게, 산 바람, 강 바람, 고향의 봄 등의 솜씨자랑이 열렸다. 자랑스러운 아이들의 눈빛에 활기가 넘치고 기쁨이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 몇 주 동안의 안타까운 불안은 모두 일거에 씻겨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