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목사내아 금학헌. 당시 나주목사의 살림집이었다.
이돈삼
나주는 여행지로서 '별로'다. 담양이나 곡성처럼 가볼만한 곳이 많은 것도 아니다. 강진이나 해남처럼 문화유산이 지천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완도나 신안처럼 이국적인 섬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나주는 그저 그런 곳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가볼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선입견일 뿐이다. 한동안 나주는 여행객들의 마음에서 조금 밀려나 있었던 게 사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지만 크게 치장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나주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금세 생각이 달라진다. 고대 영산강문화를 꽃피웠던 나주는 크고 작은 문화유적을 곳곳에 품고 있다.
나주에는 전라도에선 보기 드물게 고분군이 있다. '반남고분군'이 그것이다. 반남고분군은 백제의 영산강 유역 진출 이전에 자리잡고 있던 토착 마한세력자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가 버드나무 잎을 매개로 사랑을 느낀 곳도 나주다. 나주시청 앞에 있는 '완사천'이 그곳이다.
고찰 불회사도 백제의 불교전파 경로를 밝혀주는 중요한 사찰이다. 덕룡산 자락에 있는 절로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영광 불갑사에 이어 두 번째로 지은 절이다. 고찰답게 비자나무와 편백나무 어우러진 숲이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