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올해로 마지막일지 모르는 벼농사를 위해 비가 그친 뒤 아랫밭에 나가, 다 자란 모판을 뜯어내 트랙터로 써레질을 끝낸 논둑에다 날랐습니다. 평생 땅만 파고 살아온 아버지는 늙은 지게로 무거운 모판을 짊어졌고, 허리가 안 좋은 어머니는 일을 돕겠다며 모단을 가슴에 안아 옮겼습니다.
겨우내 모습을 감췄던 백로들도 어디선가 날아와 논에서 먹이를 먹고, 인천아시안게임에 사라질 작은 숲에서는 뻐꾸기가 무심하게 울어댔습니다. 이제 더 이상 고된 농사일을 나이든 부모님이 하시지 않는게 나은 일인데도, 작은 논밭들마저 그린벨트를 풀어 콘크리트 아파트로 둔갑시키려 하니 씁쓸하기만 합니다.
쌀시장이 개방되고 벼농사가 모두 사라지는 날, 다들 그제야 농부와 농업의 소중함을 알게 되겠죠?? 내년 내후년에는 백로도 뻐꾸기도 사라질걸 생각하니 씁쓸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5.25 18:21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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