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광장에 낀 콘크리트 백태. 부실공사에 의해 시멘트 물이 끊임 없이 흘러 나오고 있다
염형철
다음으로 물빛 광장을 허옇게 물들인 콘크리트 백태도 문제다. 설계 부실로 바닥이 틀어지자 화강석 바닥 밑을 시멘트와 모래로 헐겁게 메우고, 시멘트가 굳기도 전에 물을 틀어댄 때문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개장식 전날에도 밤을 새워 일을 했고, 개막식 직전까지 청소를 할 정도로 일정이 무리했다고 한다. 그는 "서울시가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바람에 보완 공사를 염두에 두고 임시방편으로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결국 화강석을 뜯어내지 않는 한 독성을 가진 시멘트 찌꺼기들은 끝도 없이 흘러나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강을 오염시키고, 물빛 광장의 경관을 훼손하고, 시설을 관리하는데도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부실한 공사는 예산 집행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의도공원 공사에 참여했던 재 하청기업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오죽하면 서울시에 공사비 지급을 조정해 달라는 민원까지 제출한 상태다. 지난해 개장식이 끝난 상태인데, 아직도 보수와 추가공사를 요구하는 담당부서와 재하청업체들의 갈등도 심상치 않다.
여의도공원은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시정, 철학이 부재한 한강 복원 사업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외양만 중시한 채,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 붙인 사업의 결과, 부실시공, 수질오염, 책임 떠넘기기 등의 구태가 난무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를 두고 무성하게 나오는 의혹들의 끝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