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뿐인 영광이고 상처 뿐인 승리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는 좀 더 겸허한 마음으로, 좀 더 들으려는 자세로 시민 여러분들 뜻을 정책과 비전에 반영해야만 할 것입니다."
3일 오전 8시 5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층 선거사무소를 떠나 시청으로 출근하기 전 선거운동원·지지자·동료 국회의원들 앞에 선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당선자의 목소리는 떨렸다. 곁에 선 의원들도 울먹였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시민들에게 '참여정부 세력 심판'을 호소했던 패기에 찬 모습은 사라지고 다소 수척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죽다 살아난' 감격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2일 밤 시작된 개표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8시간 여를 끌려다니다 새벽 4시 17분에서야 동점 득표율을 만든 뒤 역전, 박빙의 리드를 지속하다가 개표율 99.6% 상황에서 0.6%포인트의 우세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 당선자는 이에 앞선 8시 40분 경 당선소감을 밝히면서 "비록 이긴 선거이지만, 저 자신을 깊이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실상 패배했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의 승리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저와 최선을 다해 경쟁하셨던 한명숙, 지상욱, 노회찬, 석종현 후보님도 고생 많으셨다"며 "여러분께서 그렇게 염원하셨던 서울의 발전, 우리 다함께 손잡고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구청장·시의원·구의원 후보 여러분께서 낙선하셨다"며 "시장후보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한편으로, 서울시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주신 유권자 여러분의 뜻을 받들겠다, 저부터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208만6127표(득표율 47.43%)를 얻어 205만9715표(득표율 46.83%)를 얻은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신승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14만3459표(3.26%),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는 9만32표(2.04%) 석종현 미래연합 후보는 1만8339표(0.41%)를 받았다.
2010.06.03 10:14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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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오세훈 "사실상 패배, 여소야대 뜻 받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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