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당선자구자환
▲ 김두관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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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후보의 승리에는 많은 요인이 있습니다. 김두관 후보 본인이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참여민주주의와 분권과 자치를 지켜낸 뚝심, 그리고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겠지만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도 큰 요인이었을 겁니다.
대표적인 외적 요인 중 하나는 김태호 현 지사의 불출마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현역인 김태호지사가 한나라당으로 출마하였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아울러 진주, 양산 등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막가는 공천도 중요한 요인이었을 겁니다.
이런 것은 모두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된 일이지요. 이번에 그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도 함께 받은 셈이라고 생각됩니다.
한나라당, 이제 막대기 당선 공식 깨졌다
경남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김두관 후보의 당선을 뛰어넘는 역사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김영삼의 3당 합당 이후 20년간 계속된 한나라당의 독주, 독점 구조가 확 무너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1990년 1월 22일,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 노태우)이 제2야당 통일민주당(약칭 민주당, 김영삼), 제3야당 신민주공화당(약칭 공화당, 김종필)과 합당해 통합 민주자유당(한나라당 전신)이 만들어지면서 지난 20년 동안 경남에서는 한나라당의 1당 독주가 계속되었습니다.
사실, 3당 합당이전까지 경남은 민정당이 일방적인 지지를 받는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야당 대표였던 김영삼의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었습니다. 그러나 20년 전 3당 합당이 경남을 여당의 텃밭으로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반복하게 되었지요.
이제 드디어 김영삼의 3당합당 이후 20여년 넘게 이어진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는 공식이 깨지기 시작한 겁니다. 김두관 도시사의 당선으로 3당 합당의 망령과 검은 구름을 본격적으로 걷어내게 되었습니다.
사실, 경남에 살면서 선거시기에 가장 답답하고 짜증나는 일은 바로 '패배주의'였습니다. 어차피 한나라당이 당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였기 때문에 좋은 후보를 발굴하여 선거를 치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좀 괜찮은 사람들은 정치를 멀리하고, 또 다른 좀 괜찮은 사람들은 '당선'이라는 실리를 쫓아서 한나라당으로 가버리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지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끼리 맞붙는 지역이 적지 않았고,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다시 한나라당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거듭되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도의원, 시의원 선거가 이런 양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소속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속은 한나라당 후보만 나왔지요.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디를 찍어도 결국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결과가 되니 선거에 더 무관심 할 수밖에 없었지요.
6·2지방선거 계기로 지역정당도 만들어졌으면...
이번 경남지역 지방 선거 결과를 보면 이제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가 다음 선거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서 한나라당으로 되돌아 가는 일도 줄어들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아울러 다음 선거에서는 처음부터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고, 아예 처음부터 무소속 혹은 진보, 개혁 후보로 출마하는 개념(?)있는 후보도 더 많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번 선거로 '패배주의'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무소속이지만 범야권연대 김두관 도지사가 탄생하였고, 창원, 거제, 김해 등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후보들이 도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경남에서 승리의 기쁨을 맞본 진보, 개혁진영에서 다음선거에서는 더 많은 후보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고 낙관적인 분위기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겠지요.
이 참에 일본처럼 지역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앙정치에 따라 파도를 타지 않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자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역정당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허무는데도 지역정당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구요.
개인적으로도 이번 선거는 기분 좋은 승리입니다. 서울, 경기에서 패배하였지만 마음으로성원하였던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6.03 14:00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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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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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일당 독주 20년 망령 걷어낸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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