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허목' 묘역. 이곳에는 윗대의 묘도 함께 있었다.
박금옥
귀에 선 '허목'이라는 분의 생애와 역사의 줄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도 마음에 담기는 것은 주변 풍경이다. 민통선 안이라는 선입견 때문인가 유난히 조용한 느낌이다. 개미 숨소리까지도 들릴 것 같다. 사진을 찍되 먼 경치는 삼가고, 들의 풀들을 뽑아가지 말라는 당부가 있다. 그런 한낮의 정막을 깨고 잠시 허목 묘역이 사람들로 복작였다.
묘역 입구에는 그의 공덕을 추모하기 위해 신도비가 세워져 있는데 성호 이익(1681~1763)의 글이란다. 신도비는 2품 이상의 품계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만 세워준다고 한다. 성호는 허목의 사후사람이지만 그를 흠모해 학문체계를 이어나간 사숙관계다. 본인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못하지만 남겨진 저서 등을 통해 스승으로 받들고 배워 나가는 형태가 사숙이며, 공자와 맹자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
다음 행선지는 '숭의전'이다. 30여 분 달려서 숭의전(연천군 미산면 아미리)에 도착하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많은 사람이 이동을 하고 설명도 자세하게 하니 예정된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밥부터 먹었다. 식사를 한 후에 자유롭게 숭의전 숲길로 들어갔다. 오른 쪽으로 임진강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