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본부 부평 이전 놓고 종교계 마찰

기존 기독교 "사이비 집단 건물 신축 반대"... 마찰 장기화될 듯

등록 2010.06.09 21:19수정 2010.06.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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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대책 인천시 범시민연대(이하 신천지대책연대)’는 7일 부평구청 앞에서 신천지 건물 신축 반대 시위를 벌이고 2만여명이 서명한 명부를 구에 전달했다.
‘신천지 대책 인천시 범시민연대(이하 신천지대책연대)’는 7일 부평구청 앞에서 신천지 건물 신축 반대 시위를 벌이고 2만여명이 서명한 명부를 구에 전달했다. 한만송

기존 기독교계가 '이단'이라고 규정한 '신천지'란 교단이 본부 건물을 인천 부평에 신축하려하자, 부평지역 기독교가 들고 일어났다. 기존 기독교계는 신천지가 신앙과 가정을 무너트리는 이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축 예정 부지는 과거 쌍용자동차 부평공장 소유였으나, 지난해 쌍용차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했다. 매각된 부지 중 일부 부지를 신천지라는 종교단체 측에서 매입, 종교시설 신축을 위해 부평구에 신축허가서를 올해 초 제출했다.

신천지는 1984년 '신천지 증거장막' 설립 이후 꾸준히 교세를 확장했다. 특히 순복음교회· 장로교회·감리교회 신자 중 일부가 신천지 쪽으로 넘어가, 기존 기독교로부터 큰 반발을 사왔다. 신천지는 현재 국내·외에 100여 개의 교회를 두고 있으며, 100여 개의 전국 시온기독교 선교센터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신천지가 '교주 이만희 = 보혜사'라는 교리에 따라 예수의 성육신뿐 아니라 신성까지 부인한다며 이단 종교로 규정했다. 특히 무료 성경공부·설문지·교회 침투·위장 교회 등의 방법으로 타 종교 교인들을 포교해 기독교계로부터 저항을 받아왔다.

이런 신천지가 청천동 391-19번지 부지 5279㎡, 연면적 1만 3400㎡ 규모의 건물 신축 허가를 올해 초 부평구에 신청했다. 신축 허가는 세 차례 부결됐으며 지난 7일 다시 부평구 건축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왔다. 그러자 인천지역 기독교가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신천지 대책 인천시 범시민연대(이하 신천지대책연대)'는 7일 부평구청 앞에서 신천지 건물 신축 반대 시위를 벌이고 2만여 명이 서명한 명부를 구에 전달했다. 신천지대책연대는 구가 건축 허가를 내줄 경우 교회와 시민이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며 이달 중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천지대책연대는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는 '자신이 보혜사(=성령)'라는 논리로 정상적인 교인들과 젊은이들을 현혹해 선량한 가족들에게 피해를 입혔고, 과거 다른 지역에서 신천지로 인해 가출·이혼·자퇴 등 가정과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신천지의 건물 신축 반대운동을 인천시 기독교총연합회·부평구 기독교연합회 등과 연대해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축 부지 인근 일부 주민들도 사이비 종교시설이 들어서면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쳐 땅 값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천지와 기존 기독교 단체·주민 간 마찰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신천지 측의 신축을 불허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신축 과정에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부평구 건축위원회는 7일 심의에서 신천지 교회 신축을 부결했다. 건축위원회는 앞선 심의에서 지적한 사항을 신천지 측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부결했다. 건축위원회는 세 차례에 걸쳐 다중이용시설인 종교시설의 교통 대책과 건물 외관 등에 문제가 있다고 부결한 바 있다.

신천지 공격적 교세 확장, 부평 기독교계 긴장

부평 A감리교회 집사인 B씨는 "신천지가 각종 교회에 침투해 교인들을 빼내는 수법으로 부평지역에서 급속도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어, 교회 내부에서 말들이 많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C교회 관계자도 "넓게 생각해 '이단'이라고 규정하지 않더라도, 신천지의 교세 확장 방법은 순복음·감리·장로교 등 기존 교회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해 부평지역 기독교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신천지 교회가 들어선 지역에서는 기존 기독교계와 크게 충돌이 발생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평 순복음 교회 관계자도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이단'이라는 규정을 쉽게 납득하지 못 하겠지만, 가정과 사회의 안정을 기원하는 기독교 입장에서 신천지는 신앙과 가정을 무너트리는 종교라 부평에 본부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신천지 교회 측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신천지 홈페이지와 다음 카페 등에는 연락처조차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베일에 싸여있다. 또한 건축허가서를 제출한 관계자의 연락처도 맞지 않아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었다.

신천지대책연대 관계자는 9일 기자와 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신천지가 부평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인천 전 지역이 기독교가 들고 일어나고 있다"면서 "모든 방법으로 동원해 신천지가 부평에 들어서는 것을 막을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천지 #부평구 #건축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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