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와 일본 차 - 차 문화의 비교

[간사이 지역을 찾아서 54] 박전열 교수 초청강연

등록 2010.06.10 10:26수정 2010.06.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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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의 차 문화 비교, 중앙대학교 박전열 교수님 초청강연
 한국과 일본의 차 문화 비교, 중앙대학교 박전열 교수님 초청강연박현국

6월 9일 시가켄 세타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의 차문화의 비교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사로는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이신 박전열 교수님께서 오셨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를 마시는 풍습은 한반도를 거쳐서 일본에 들어가게 됩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차 문화의 시작을 중국이라고 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도 차의 생산이나 소비 그리고 차와 관련된 도자기류의 생산과 제작 기술, 역사 등은 중국을 으뜸으로 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로부터 차를 마셔왔습니다. 특히 지금도 설이나 추석 때 차례(茶禮)를 지낸다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차는 인간이 목이 마려워서 마시기보다는 조상님께 올려 드리는 일상적이지 않은 제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차에 대한 오래된 기록은 삼국유사에 전하고 있습니다. 신라 경덕왕(742-764) 때 있었던 일로 찬기파랑가, 안민가 등 향가를 지은 충담사가 맛있는 차를 부처님께 올려드리고, 왕에게 드리기도 합니다. 충담사는 향가만 지은 것이 아니라 맛있는 차를 만들 줄 아는 스님이었습니다. 충담사가 만드신 차는 맛이 특이하고 향기가 진했다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초의선사(1786-1866)는 한국 차도의 이론화를 시도하면서 동다선에서 다선일미를 차의 최고 경지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1762-1836)은 걸명소(乞茗疎), 다신계(茶信契) 등의 저서를 통하여 문인차(文人茶)를 확립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차 문화 비교, 열강을 하고 계시는 박전열 교수님. 평소 한국어 수업을 받아오던 일본 학생들은 이번 강연을 통해서 한국과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임을 확인했으며 한국어 공부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동기가 부여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차 문화 비교, 열강을 하고 계시는 박전열 교수님. 평소 한국어 수업을 받아오던 일본 학생들은 이번 강연을 통해서 한국과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임을 확인했으며 한국어 공부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동기가 부여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현국

일본은 차를 마시는 것을 차도라고 하여 일본 문화의 일부로 삼아왔습니다. 이 차도를 이론과 행동으로 확립시킨 사람은 센이쿠(千利休, 1522-1591)입니다. 그는 차를 마시는 미의식을 와비(侘び)라고 하여 화려한 것이 아니라 소박한 것,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 자연 속에서 그윽한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는 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일기일회(一期一會)라고 하여 차를 마시는 곳에 모인 사람들이 지금 그들이 있는 곳, 그 시간, 그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이상적인 인간관계, 이상적인 사회, 이상적인 국가와 연결되는 원점으로 인식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를 마시는 습속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정착되어 다도(茶道)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마차(抹茶)라고 하는 가루차를 마시는 것은 일본에 남아 다도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국내 마차 소비는 소비층의 고령화와 젊은층의 무관심으로 줄고 있습니다. 대신 다도라는 이름으로 일본문화를 외국으로 수출하여 마차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조상님이나 부처님께 제물로 사용되던 차가 이제는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차도가 지키는 엄격한 격식이나 규칙이 차 맛을 떨어뜨릴지도 모릅니다. 다만 질 좋고 맛있는 차를 준비하여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차 맛을 더욱 좋게 하고 차 향을 진하게 할 것입니다.    


일본 다도는 이미 초등학교 학습의 일부가 되어 있으며, 여러 절이나 관공서에서도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일본 문화를 체험하는 과정이 되어있습니다. 차 재배가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차를 마시는 풍습이 일본 고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차 문화가 중국에서 시작되어 한국이나 일본 등 동양 지역에서 꽃피웠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차 문화 #차례 #마차(抹茶) #차도 #박전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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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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