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경전철의 한심한 적자해소책, 창원은?

[주장] 창원시 도시철도, 승용차 이용객 확보할 방안 있어야

등록 2010.06.22 13:35수정 2010.06.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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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에 개통하는 부산-김해 경전철이 승객이 모자라 매년 300억씩 적자를 볼 것이라고 합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개통 첫 해에 300억 적자를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300억씩 앞으로 30년간 민자 사업자의 적자를 보전해 주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부산-김해를 오가는 시내버스 승객을 감안하여 추정하면 연간 300억원 가량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는군요. 그런데, 경전철 개통을 1년여 앞두고 시중에 회자되는 '적자 해소 방안'을 들어보니 더욱 기가막힙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책은 주로 아래와 같은 내용들입니다.

 

① 김해시내와 부산을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 전면 조정

② 대학, 기업, 관공서 통근 버스 운행 폐지

 

첫 번째, 시내버스 노선 조정은 부산-김해를 매일 운행하는 150대 버스의 861회 왕복운행을 대부분 폐지하고, 시내버스 무료 환승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경우 '경전철' 승객이 늘어나서 일부 적자 요인이 줄어들 수 있기는 하겠지만, 무료 환승에 따른 차액을 김해시가 보전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적자운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아울러 부산-김해를 운행하는 150대 시내버스 노선이 폐지되거나 비수익 노선으로 전환하는 경우, 그에 따르는 손실을 보전해주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치단체가 노선에 대한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멀쩡한 수익노선을 없애거나 비수익노선으로 전환하면 버스 회사들이 순순히 그 손실을 감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쿨버스, 통근버스 없애면 반발없을까?

 

두 번째 대책 역시 기가 막힌 대책입니다. 인제대학이나 가야대학을 비롯한 김해지역 대학의 스쿨버스를 없애고 기업이나 관공서의 통근 버스 운행을 폐지하겠다는 계획인데, 참 황당하기 이를데가 없으며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혹시, 경전철을 내려서 학교까지 오는 교통편이 막막하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경전철역에서 학교까지 운행하는 스쿨버스를 운행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번 환승해야 하는 불편을 학생들에게 뒤집어 씌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학교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지만, 부산- 김해 경전철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전철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야합니다. 이용 승객이 없어서 적자가 뻔한 경전철을 살리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덤터기를 씌우는 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데모'도 안 하니까 김해시는 대학생들을 '봉'으로 아는 모양입니다. 스쿨버스를 없애고 경전철 이용을 강요하면 인제대 학생들이 어떻게 나올지 한 번 두고 볼 일입니다.

 

아울러, 통근버스를 없애겠다는 발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통근버스를 운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복잡한 시내버스를 타지 않고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빠르게 집과 직장을 오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조치일겁니다.

 

그런데, 부산-김해를 통근 버스를 이용하던 직장인들이 경전철을 타고 다니라고 하면 반발하지 않을까요? 회사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김해시의 경전철 활성화 방안이 황당하다고 하는 것은 바로 시내버스, 통근버스, 통학버스등 다른 대중교통 수요를 억제하여 승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전철이 승객을 확보하려면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세워두고 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그런데, 승용차 억제 대책은 세우지 않고 시내버스를 노선을 없애고 스쿨버스와 통근버스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한심한 대책이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창원시, 자가용 억제하고 도시철도 승객 확보 할 방안있나?

 

김해시의 경전철 활성화 대책이 현실성없는 황당한 대책 일색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부터 이용승객 예측을 엉터리로 하였거나 혹은 처음부터 적자운영을 각오하였기 때문일 겁니다.

 

만약 김해시가 처음부터 적자운영을 각오했다면, 결국 김해시민들이 세금으로 민자회사의 적자를 보전해주면서 '애물단지'를 30년 동안 타고 다닐 수밖에는 없겠습니다. 문제는 30년 후에도 승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영원히'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지요.

 

김해 경전철의 황당한 적자 해소 대책을 보면서 가까운 장래에 공사를 시작하게 될 창원시 도시철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원시 도시철도의 승객 예측은 얼마나 제대로 되었을까? 창원시 도시철도는 개통 후에 적자운영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메우는 김해시와 같은 방식은 곤란합니다. 승용차의 수송분담율을 낮추고 도시철도의 승객을 확보할 수 있는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창원시가 도시철도의 좋은 점, 장점만 홍보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통합 창원시의 도시철도를 추진하는 분들은 적자운영을 걱정하는 이런 질문들에 솔직하고 정확한 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김해시처럼 적자운영을 하더라도 더 좋은 교통수단을 도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6.22 13:35ⓒ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도시철도 #김해 경전철 #트램 #창원 #노면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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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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