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에서 살아남기 시합을 하면 즐거워 하는 아이들
정수근
그렇게 강과 함께 흐르면서 저마다의 가슴 속에 강 하나씩 담고서 아이들은 다시 대구로 향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우려했던 일이 터진 것인가? 이날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에게 교과부와 대구시교육청은 "일제고사에 불참하고 체험학습에 참가하는 학생들에 대해서 '무단결석' 조치를 하겠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성서의 00중학교 2학년 현지가 친구들에게 문제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그 전화내용이 정말 가관이다.
체험학습 절대 안 된다는 교사
현지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이 반 친구들에게 "오늘 체험학습을 간 현지는 무단결석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했다 하고, 설상가상으로 그런 "현지 때문에 우리 학급평점이 깎기게 됐다"는 소리까지 반 아이들에게 했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같은 반 친구가 전화로 현지에게 알려온 것이다.
그 담임선생님의 조처는 이해 못할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동행한 현지 아빠의 말에 의하면 체험학습을 위해 사전에 담임께 모든 이야기를 다 했다고 한다. 게다가 현지는 이날 일제고사 대상자도 아니라고 한다. 13일은 초6, 중3, 고2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치기 때문에 중2인 현지는 일제고사 대상자도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담임선생님은 다른 곳은 다 가도 되는데,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만은 안 된다면서 절대로 체험학습 신청서를 받아줄 수가 없다는 황당한 소리를 현지 아빠에게 계속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종합해 보면 학교의 그 어떤 지침이 있어서 그 담임 선생님은 그 지침에 자신이 찍히기 싫은 것이고, 그래서 "절대로 안 된다"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한 것이라 유추해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이날 체험학습을 떠나온 현지를 두고 담임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 그런 비교육적 발언까지 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