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일고 급식 아줌마들은 왜 길거리로 나왔나

무기계약직 앞두고 전원 해고...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복직 돕겠다"

등록 2010.07.21 18:04수정 2010.07.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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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된 후 135일째 농성중인 제일고 급식소 아줌마들이 울산교육청에서 집회를 열다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들이 많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해고된 후 135일째 농성중인 제일고 급식소 아줌마들이 울산교육청에서 집회를 열다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들이 많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석철
해고된 후 135일째 농성중인 제일고 급식소 아줌마들이 울산교육청에서 집회를 열다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들이 많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박석철

울산지역 일선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던 아줌마들이 해고된 후 7월 21일로 135일째 농성중이다.

 

분홍색 앞치마를 두르고 울산교육청에서 농성중인 아줌마들은 "일자리를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권리를 찾고 부당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라며 농성 이유를 밝혔다. 왜 아줌마들은 생계를 마다하고 오랜기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을까?

 

사립고 이사장은 전 울산교육위 의장

 

올해 1월 말 울산의 대표적인 사학인 제일고 급식소에서 일하던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등 25명이 학교 측으로부터 전원 해고됐다. 제일고는 김장배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의장이 이사장이다.

 

제일고 급식소 아줌마들은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해고 됐고, 학교 측은 그 자리에 새로운 급식소 종사자들을 채용했다. 아줌마들은 엄밀히 말하면 비정규직 보호법의 역희생자다. 학교 측이 비정규직법을 거꾸로 활용한 것.

 

이 학교는 아울러 인문계 고교에서 필수인 저녁 급식을 위탁급식으로 전환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 이슈는 급식위탁의 직영화, 무상급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특이한 경우다.

 

지난 2006년 발표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것. 하지만 학교 측은 이들이 '법 시행일 이후 최초 계약일 기준 2년 이상'인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해고를 합법화 하고 있다.

 

또한 문제는 지도 감독기관인 울산교육청. 지난 6개월간 야당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등이 꾸준히 급식소 아줌마들의 복직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울산교육청 담당자는 21일 "제일고는 사립이기 때문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으로 규정한 비정규보호 대상자가 아니다"면서 "때문에 사학의 자율권을 두고 교육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시교육청이 작성해 교육부에 제출한 공문을 보면 이 말은 맞지 않다.

 

울산교육청은 지난 2006년 공공기관 비정규직 종합 대책을 추진하는 계획서에서 "울산 시내 사립학교 비정규직원 대부분이 교육청의 지침 및 예산지원으로 채용되고 운영되므로 공립학교에 준하여 고용하도록" 했었다.

 

해고 당시 울산시의회 교육사회 위원을 지낸 민주노동당 이은주 시의원은 "울산 교육계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설립자로 있는 학교에서 불미스런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가뜩이나 고용없는 성장으로 전 국민적 고통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해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교육청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상시업무의 비정규직은 부당한 해고나 계약해지 없이 계속해서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중앙 부처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이미 보고했다"며 "사립학교도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울산교육청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가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교육청에서 예산권한도 가지고 있으며, 행정적 지도권도 있는 만큼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은영 시의원도 "교육감이 의지가 있다면 벌써 해결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의원, 교육의원이 모두 나서서 함께 싸워가겠다"며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 6시. 울산교육청 마당에서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제일고 해고 급식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한 집회를 열고 "제일고는 급식 위탁전환과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집회에 앞서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교조 출신 정찬모, 이선철 울산교육의원은 제일고 급식아줌마들과 간담회를 갖고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약속했다. 제일고 해고 아줌마들의 복직 문제가 정치로 점화되는 모습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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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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