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의 탈법 자본 철수 진상 규명과 폐업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저녁 창원공단 내 제이티정밀에서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윤성효
"지역 동지들이 있어 힘이 난다"
침통한 분위기일 것만 같은 제이티정밀 공장에 모처럼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29일 저녁 대책위가 조합원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음식과 술을 차려 놓고 마음껏 먹도록 하고, 풍물도 치며, 노래도 부르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내도록 한 것이다. 마창여성노동자회가 음식을 마련했다.
"외자기업 시티즌의 탈법 자본 철수 규탄 및 제이티정밀 생존권 사수 투쟁문화제"가 열렸는데,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종엽·여영국 경남도의원과 송순호·최미니·문순규·노창섭·강영희 창원시의원도 참석해 노동자들의 손을 잡았다.
여자이지만 투쟁하면서 삭발했던 이선이 지회장이 먼저 단상에 올랐다. 그는 "어제와 오늘 투쟁 현장에 지회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하신 분들이 있을 건데, 하루 종일 검찰과 경찰에 가서 고소해 놓은 배임·사기죄와 관련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고, 내일 또 받아야 한다"면서 "지역 동지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8년 투쟁 때 137일 동안 싸웠다. 그때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지금은 2주에 한 번씩은 들어간다. 많이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좀 더 힘을 내자. 어떤 결과로 정리될지 모르지만 끝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보름 전 '모친상'을 당했던 그는 "반드시 승리하자"고 외쳤다. 그러면서 이 지회장은 대중가요 "황진이"를 개사해서 불렀다.
이날 사회를 본 박종미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조직국장이 "악덕기업 심판하고 생존권을 보장받자"와 "노동자와 연대투쟁 노동3권 쟁취하자"고 외치자 참가자들은 팔을 높이 들며 따라 외쳤다.
정영주 창원시의원은 "여러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발로 뛰는 의정 활동을 하겠다"면서 "함께 투쟁하고, 무엇보다 건강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옥선 마창여성노동자회 회장은 "10년 전 같이 투쟁했던 동지를 오늘 암으로 하늘나라에 보냈다"면서 "우리들은 오래 투쟁하다 복직하고 다시 해고되었다. 무엇보다 많이 힘이 되는 것은 옆에 있는 동지들이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경남도의원과 창원시의원들은 함께 "소양강처녀"를 불렀다. 노창섭 창원시의원은 "20여 년 동안 노동자들은 외국자본에 돈벌이를 해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안 된다 싶으니까 일방적으로 자본을 철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런데 정작 외국 자본 철수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속에 박종미 조직국장이 말했다. "옆에 있는 사람의 눈을 보고, 손을 잡아서 온기를 전하며 '네만 믿는다'는 눈빛을 보내자. 그리고 '끝까지 가자'고 속삭여 보자.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함께 외쳐보자. '동지야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