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 해변눙귄, 이라는 북쪽 해변 - 할리우드 배우들의 신혼여행지
박진희
잔지바르 북쪽 해변인 눙귄에서 이틀을 보내고, 동쪽바다의 선라이즈를 보기 위해 키웬가 해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밤, 눙귄에서의 선셋은 참으로 훌륭했다. 인도양의 석양을 검은 뱃사람들과 맑은 바닷물을 가르며 태양을 향해 나가는 그 색다른 시간은 평생 기억하기에 충분했다.
잔지바르 눙귄 해변은 이미 여행자들에게는 꽤 소문이 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신혼여행으로 가장 많이 찾는다는 해변도, 바로 이 잔지바르 해변이라고 한다.
동쪽 해변은 북쪽보다는 한산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30년 동안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 필름이 똑 떨어져서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 이번 여행 중에 가장 안타까운 일이 되었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리는 키웬가 해변 중에서도 인적이 드문 끝자락에 속한 게스트하우스에 하룻밤을 지냈다. 이탈리아 사람 도미니크가 운영하는 곳으로, 여행 차 들른 잔지바르의 매력에 빠져 이곳 여자와 결혼을 해 두 딸과 함께 아예 이곳에 눌러 앉은 케이스였다. 눈부신 백사장과 형언할 수 없는 바다, 그리고 같은 색깔의 하늘과 그 하늘을 덮은 구름조각들. 가본 사람만이 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맥주, 터스커 |
두 달간의 여행 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있으니, 바로 터스커! 아프리카 맥주다. 매일 두 캔씩 생수처럼 마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나는 이 맥주 맛에 폭 빠져 있었다.
맥주만 마시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며 조증니콜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가끔 울적한 기분이 들 때면, 아프리카 맥주가 생각난다. 어디 구할 데 없을까.
|
아침 일찍 일어나 백사장으로 달려가 눈을 비비며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바닷가 반대편 구름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바라보는 곳이 동쪽이라는 확신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의심하며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바다가 알을 낳듯 뿅, 하고 동그랗고 붉은 태양이 나타났다.
나 역시도 태양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빛이어서 타인을 먼저 밝게 비출 줄 알고, 그 빛이 어디서부터 왔냐고 물으면, 나를 자랑하지 않는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