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MB 편... 야4당, 서울광장에 천막 칩시다

이포보 농성 27일째, 정치권도 결행 준비해야 할 때

등록 2010.08.18 10:03수정 2010.08.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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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새벽 3시 25분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명이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경기도 여주 4대강 사업 한강 제3공구 이포대교 옆 이포보에 올랐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높이 20m의 교각에 올라가 낮에는 뙤약볕과 싸우고 밤에는 서치라이트의 공세에 견디며 지금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a  29일 오후 환경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농성장 부근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이포대교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29일 오후 환경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농성장 부근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이포대교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권우성

29일 오후 환경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농성장 부근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이포대교위에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권우성

우리가 시원한 휴가지를 찾아 산으로 바다로 떠나 있던 시간들을 꿰뚫고 그들은 여전히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 "4대강을 그대로 두라"면서 '이포바벨탑' 위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여름 무섭게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도 '4대강 공사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찾기 위해 고공농성을 결행한 이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제 3명의 활동가를 저 높은 곳에 올려보낸 지 한 달이 되어 간다. 그동안 많은 야당 의원님들이 흙먼지 날리는 땡볕에 그늘 한점 찾아보기 힘든 농성현장을 찾았다. 때로는 공사관계자, 용역들과 거친 입씨름도 마다않고 때로는 교각위의 활동가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기를 쓰고 접근하기도 했다.

 

본인 역시 며칠 동안 현장을 찾아 애를 태우며 시간을 보냈지만 4대강 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지 않는 한 27일 전, 3명의 활동가가 '결행'을 하면서 맺은 굳은 다짐을 허물고 스스로 내려올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포보 공사 현장을 찾아 고개를 들어 쏟아지는 햇볕을 가리며 그들을 쳐다봐야만 했고,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의 손을 잡고 응원의 행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스스로 위안을 해야 했던 정치권에서도 '결행'을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

 

이포보 농성 27일, 정치권도 결행을 준비해야 할 때

 

그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경 사무총장을 중심으로한 민주당 4대강 저지특위 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대형보를 건설하고 대규모 준설을 통해 본류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넣는 정부의 공사보다 지천을 정비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발표한 바 있다.

 

8월 10일 오전에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이미 국회 4대강 검증 특위 설치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당 차원에서 우선 채택했다. 이렇게 준비를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다른 야당과 손을 잡고 정부를 압박해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7월 22일 새벽, 어둠을 뚫고 20미터 높이의 이포보 위에 올랐던 활동가들의 심정을 십분의 일이라도 헤아려 4대강 공사를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함께 광화문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국민을 만나야 한다.

 

천막을 친 곳을 야 4당의 공동당사로 만들고 그곳에서 회의도 하고 정기국회 전략을 짜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4대강 사업 계속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에게 묻겠다고 한다면 국민여론의 심장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2008년 정부와의 소통을 요구하던 국민들의 절규가 묻힌 곳 서울광장에서 민주당의 진정성을 획득하고 야권 공조의 시너지 효과를 선거때만이 아닌 4대강 사업 저지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미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 당시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를 체감하여 눈물과 땀을 한없이 흘리며 밤을 지새운 바 있어 뜨거운 날씨도 두려울 것이 못된다. 야권의 연대실천과 몸짓으로 4대강 저지의 불씨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만 남았다.

 

시간은 MB 편이다. 시간이 없다. 당장 야 4당 공동천막당사를 광화문 광장에 설치할 것을 제안드린다.

덧붙이는 글 | 안민석 기자는 국회의원입니다. 

2010.08.18 10:03ⓒ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민석 기자는 국회의원입니다.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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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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