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인 <패밀리맨>
정필원
"작품 초기에는 '패밀리맨'이란 아버지들 스스로 만든 것이라는 의도가 있었어요. 아버지 스스로 가족 부양을 위해 그렇게 희생할 필요 없고, 사실은 그렇게 해주는 아버지도 현실적으로 없다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그런 아버지가 흔하다면 굳이 '히어로'의 방식으로 표현하지도 않았겠죠."하지만 극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역시 주인공 '강호' 캐릭터에 심취되면서 다른 쪽으로 작품 방향이 바뀌었다. 결국 단행본 서두에도 그가 적어 두었듯 <패밀리맨>은 '우리 시대 낡은 아버지의 이야기'로 자리를 잡게 됐다.
감동적인 이야기 전개에 심취한 많은 독자들은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기를 바랐고, '가상 캐스팅'을 만들어 미리부터 배역을 맡을 인물들을 점치기도 했다. 강호 역으로 입에 오르는 배우는 탤런트 권오중이다.
"저도 그 캐스팅을 봤어요. (배우야) 누가 해도 상관없죠. 가상 캐스팅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좋고 감사해요."
그런데 실제로 <패밀리맨> 영화 제작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연재 중반에서부터 여러 곳에서 작품 의뢰가 들어오면서 현재까지 의견을 조율 중이다. 그는 "결론이 나면 올해 안에 계약이 될 것 같다"고 넌지시 전했다.
최근 개봉한 웹툰 원작 영화 <이끼>에 대해 묻자 그는 한 사람의 웹툰 작가로서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웹툰 작가들 대부분 <이끼>가 흥행하기를 원하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그동안 웹툰이 영화화되어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흥행하는 걸 보면서 어떤 징크스가 깨진 것 같아 다들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더불어 영화 <이끼>의 흥행에는 웹툰의 막강한 에너지가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고요. 영화에서 좋았던 부분은 대부분 '웹툰 이끼'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정필원 작가는 제1회 팝툰신인만화공모전에서 단편 <나와 함께>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만화계에 데뷔했다. 2007년 8월에는 미디어 다음에서 첫 장편 <마음이 만든 것>을 연재했고, <패밀리맨>은 그의 두 번째 장편이다.
지난 7월 말에는 생애 첫 단독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환갑이 훌쩍 넘어 보이는 할머님 두 분이 2시간을 기다려 자신의 사인을 받아 가시는 것을 보고는 그만 "감동받아 버렸다"고 했다. 웹툰을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이렇게 자신의 작품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히고 알려진다는 사실이었다. 차세대 웹툰 기대주로서 그의 포부는 무엇일까.
"제 작품을 이렇게 봐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신기해요. 어쨌든 적어도 기십만 명은 제 만화를 봐주시는 것이니까요. 다른 장르의 미디어를 접목하거나 음악이나 플래시를 덧붙여 좀더 인터랙티브하게 꾸미는 등 앞으로 스크롤 만화의 무궁무진한 연출 방식을 실험해 보고 싶습니다."2010 오늘의 우리만화상 선정작
△ 천계영 <하이힐을 신은 소녀>
△ 정필원 <패밀리맨>
△ 형민우 <고스트페이스>
△ 이영곤 <밝은 미래>
△ 정구미(노란구미) <세 개의 시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규장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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