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한 질의를 듣고 있다.
남소연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지난 26일 "총리 인준 투표를 막지 않는다면 장관 몇몇은 교체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한데 대한 확실한 거부의사를 밝힌 셈이다.
또 박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실정법 7가지를 위반하고 있고 총리 후보자로선 해선 안 될 국회에서의 위증까지 했다"며 "특히, 어제(26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박연차 게이트 관련 검찰 내사 기록과 한국은행 환전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본인이 스스로 약속한 두 가지 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어제 청문위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총리로 인준해주면 잘 하겠다'고 인사했다"며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오늘이라도 약속한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의 부친 등이 지난 2006년 경남지사 선거 당시 경남은행에서 6억 원을 대출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금융감독원은 정치자금을 대출해주지 않도록 돼 있는 은행법을 위반한 경남은행을 당장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박병석 의원도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이냐, 정권의 하수인이냐를 결정하는 날"이라며 "한나라당이 또 다시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면, 그것은 곧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파출소'가 되겠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이어 "총리와 두세 명의 장관을 바꾸자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야합"이라며 "21세기 정치에 맞지 않는다,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연차 돈 전달한 여종업원 전화조사만? 특검 요구할 것"
한편, 검찰이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가능성을 부실하게 수사했단 지적도 또 다시 나왔다.
27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김 후보자에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여종업원을 전화로 간단히 조사한 뒤 김 후보자를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찰은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의 친분관계와 증빙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는데도 정작 김 후보자를 소환 조사할 당시엔 이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