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진흥계획
고정미
상하이나 광저우 등 해안 중심으로 발전해 온 중국은 중공업중심지였으나 지금은 낙후된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의 개발을 위해 동북진흥계획(동북노후공업지역진흥계획)을 만들었는데, 그 핵심사업이 베이징, 톈진을 포함한 발해만 경제권을 상대로 하는 '랴오닝성 5개 연해도시 개발경제벨트' 사업과 동북아를 대상으로 하는 '창지투'다.
'동북3성개발'은 현재 중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원자바오 총리가 2003년에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그는 이 사업의 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직접 관장하고 있다.
창지투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현재 동북3성 전체의 해상 물류를 처리하는 곳은 랴오닝성의 다롄뿐이라는 점에서, 해외출구를 찾는 동북3성에게 부동항인 북한의 나진과 청진의 '확보'는 관건적인 사안이다. 훈춘의 취안허(권하) 맞은편인 북한 함경북도 은덕군 원정리를 거쳐 나진까지 가는 불과 60㎞ 정도이고, 투먼의 싼허(삼합)에서 회령을 거쳐 청진까지 가는 길도 70㎞다.
북한이 올해 1월 중국 지린성과 가까운 함경북도의 나선(나진-선봉)시를 특별시로 지정하자, 북한이 창지투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해석했지만 그 뒤 뚜렷한 진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강일 옌볜대 동북아연구원장은 "이 큰 동북3성이 (랴오닝성의) 다롄항 하나 놓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동북3성의 문제이고,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이 특히 그렇다"며 "나진항과 청진항을 이용해 동해 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면 그 경제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으로서는 나진과 청진항을 확보하면 동해와 태평양으로 바로 나갈 수 있고, 중국 남방으로도 연결된다.
지난 5월 다롄 방문해 '동북진흥계획 성과' 인정김 위원장은 지난 5월 다롄시 방문때 "동북지역의 급속한 발전은 중국당과 정부가 제시한 동북진흥전략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동북진흥계획의 성과를 인정했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다롄을 거쳐 베이징에 온 김 위원장에게 "중북 무역협력의 잠재력은 매우 크며 쌍방이 공동 노력과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변경지역의 기초시설 건설을 가속화해 새로운 합작 영역과 합작 방식을 찾아 양국 인민의 생활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그가 말한 '합작 프로젝트', '변경지역의 기초시설 건설'의 핵심 사업은, 압록강변에서는 '신압록강 대교' 건설, 두만강쪽에서는 창지투사업과 연결되는 나진항·청진항 개발, 훈춘-나진간 고속도로 건설 등이다. 당시 중국의 한 북한경제전문가는 "중국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를 만한 상황"이라고 반겼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중국의 민간 창리그룹이 나진항 1호부두 10년 사용권을 확보한 것은 그 이전 일이었지만, 나진항과 청진항 개방과 사용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고, 중국의 물자를 훈춘에서 나진항으로 실어갈 고속도로 건설도 말만 무성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창지투 지역을 방문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은 왜 동북지방의 다롄을 방문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하고, 체류시간의 대부분을 창지투 등 동북에서 보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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