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 잎토란 잎이 무성하다. 몇 사람이 숨어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여름은 이제 고비를 넘기고 있다.
홍광석
이제 금년에는 숙지원의 참외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가을이 되면 참외를 먹었던 기억도 희미해질 것이다. 콩을 털고 토란, 고구마, 야콘을 캐다보면 가을은 더 짧고 바쁠 것이다.
낳고 자라고 열매를 맺고 죽는 것이 옥수수나 참외뿐이랴만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그런 것들이 한 번 더 보이는 까닭은 단순히 계절의 정서 때문이 아니다.
왜 강에다 생명을 죽이는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는 것인가?
물을 가둔다고 해도 흐르는 물을 다 가둘 수 있을 것인가?
갈수기와 우수기의 하상계수가 큰 우리나라 기후로서는 소하천의 정비 없이 시멘트 보를 만들어 가두는 것은 물을 푹 썩히겠다는 짓일 뿐이다. 거기에 유람선이라도 띄우는 날이면 하류에 위치한 도시에서는 식수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마당에 둔치에 시멘트를 발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개발 초기의 후진국형 사고 아니고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