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식당 바닥그러나 식당 바닥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이들이 미끄러져서 다칠까 걱정을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걱정하니 이 위에 미끄러지지 않게 카페트를 깐다고 합니다. 처음 공사를 발주한 사람들은 아이들 식당에 왜 이런 위험하기 짝이없는 타일을 선택한 것일까요?
이부영
그동안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교실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교실로 밥과 반찬을 나르지 않고 아이들이 내려와서 먹을 수 있게 식당 공사를 했습니다. 식당 바닥에는 타일을 깔았는데, 딱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미끄러운 타일입니다. 순간 바닥에 물을 떨어뜨리거나 국물을 쏟는다면, 아이들이 미끄러져서 넘어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겨울에 신발에 눈을 조금이라도 묻히고 들어선다면 단번에 미끄러져서 넘어질 게 뻔합니다.
활동력이 강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사용할 식당에 왜 이렇게 미끄러운 타일을 붙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새로 만든 식당에 들어선 교사들은 누구나 제일 먼저 반짝반짝 빛나는 미끄러운 바닥을 걱정합니다.
방학 동안 타일을 붙이기 직전에도 이런 지적을 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개학한 뒤에 와서봐도 그 타일이 그대로 깔려 있었습니다. 행정실에 얘기하니 그렇잖아도 미끄러워서 그 위에 카페트를 깔려고 한다고 합니다. 식당 바닥에 타일을 까는 것은 위생상 청소하기 편하기 위해서입니다. 타일 위에 카페트를 깔면 매우 비위생적일 뿐만아니라, 청소하기도 불편합니다. 또 처음부터 미끄럽지 않은 타일을 깔았으면 카페트를 사는 비용이 추가되지 않고 관리하기에도 편할 뿐더러 위생적이었을 겁니다. 왜 처음부터 미끄러운 타일을 깔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③ 토할 것 같은 시너 냄새이렇게 방학 중에 공사를 하고 개학을 하면 한 달 넘게 교실에서는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새로 설치한 공사 자재나 접착제에서 나오는 냄새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재가 친환경이라고 해도 공사가 끝난 뒤에 여러 가지 환경호르몬 물질 때문에 교사와 아이들이 고생합니다. 특히 천식이나 아토피, 비염이 있는 교사와 아이들은 더 고생입니다.
원래 우리학교는 여름방학 때 35개 교실에 마룻바닥 공사를 하려고 했습니다(예상 공사비는 교실당 1000만 원). 그런데 기자가 왜 멀쩡한 마루바닥을 뜯어내느냐고 따져서 3개 교실만 하게 됐습니다. 문의 과정에서 교육청 담당자는 마루바닥 재료가 친환경자재라며 "공사한 뒤 환경호르몬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가요. 마룻바닥 공사를 한 교실의 복도를 지나가는데도 숨을 쉬기가 힘듭니다. 마룻바닥 공사만으로도 숨을 쉬기 힘들었는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개학하고 그 이튿날 몰딩 부분 마무리로 시너를 섞은 니스를 칠한 것이었습니다. 교실 안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교실만 니스를 칠했는데도 전체 학교가 모두 시너 냄새로 가득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골치가 아프고 토할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에 유독 물질인 시너를 섞은 니스를, 그것도 개학한 뒤에 칠하다니…. 공사를 하는 사람도, 공사를 관리하는 사람도 모두 제 정신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교실은 담당 교사도 알지 못한 채 공사가 진행됐다고 합니다.
④ 엉터리 공사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