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_08.11.23_잉크젯 프린트_80×120cm_2008
박정훈
이번에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 전시는 결혼식장 풍경을 찍어 동시대 결혼식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환기시켜준다. 작가가 관심을 갖고 찍은 결혼식장 풍경은 엄숙하기 보다는 블랙코미디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결혼식장을 찾은 하객들의 무표정한 모습, 무표정한 혼주들의 모습, 결혼식장 한쪽 모퉁이에서 돈을 세는 사람의 모습 등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런 저런 장면을 찍었다. 그리고 음료수가 놓여있는 결혼식 피료연장 테이블도 찍었는데 엄숙한 느낌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결혼식장의 리얼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진폭이 느껴지는 동시대적인 기록물 그 자체이다. 작가가 순간적으로 발생한 상징적인 장면들을 효과적으로 포착해서 폭 넓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결과물이 생산됐다.
그리고 너무나도 거두절미하게 현실을 재현해서 작품 한 장 한 장이 감상자들에게 주제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가벼운 스냅촬영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품마다 주제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담겨져 있어서 가볍기보다는 진지하게 현실을 풍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