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와 김천의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11일 서울행을 단행했습니다
9월 11일 4대강 반대 저지 광화문 집회를 위하여 버스에 올라 생각하니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도 그렇고 그 누구 탓에 지천명을 넘긴 이 나이에 이 뭔 개고생인지 기가 막히고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출발부터 하늘은 저녁 굶은 시에미 얼굴마냥 잔뜩 찌뿌려 있더니만 경기도 이천에서부터
빗방울이 차창을 때려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비가 오면 밤에 촛불도 켜지 못할텐데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도 설마 하늘은 우리 편이겠거니, 서울 도착할 때 쯤에는 비가 멈추겠거니 하며 혼자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버스는 점점 남서울로 접어드는데도 비는 그칠 줄 모르더니 한남대교를 지나 서울에 입성하도록 웬수 같은 비는 멈추지 않아 낙담했습니다
드디어 서울에 입성. 우리는 조선일보 앞으로 집결했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전국의 YMCA 회원과 시민들이 집결해 있었고 광화문 주변은 이미 수십대의 경찰버스가 길과 지하철 출구를 겹겹이 막고 있고 검정색 옷을 입은 경찰들과 초록색 옷을 입은 전경들이 방패로 길을 막으며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앞에서 우리는 꼼짝없이 갇혀 길을 막는 전경들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이건 야만이다, 지금이 박정희-전두환 군부독재 시대냐?' 저마다 항의를 해도 저들은 일언반구 대답이 없었습니다
졸지에 포위된 우리는 뒷길로 하나씩 빠져나갔는데 우리가 나가는 걸 뒤늦게 안 전경들이 무전기 들고 쫓아와 뒷길까지 막는 바람에 저와 함께 상경한 일행 몇 명은 전경들 사이에 갇혀버렸습니다.
우여곡절끝에 겨우겨우 동화면세점과 우리은행 빌딩옆 광장에 모여 합류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이 단상에 오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탄성이 터졌습니다.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수준 있는 관중들 모습에 행복했습니다. 이어 조승수 의원과 지난 끓는 8월 한달 내내 고공에서 온몸으로 공사 중단을 외친 분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분노를 토했습니다.
우리는 간간히 사회자의 구호를 따라 외쳤고, 대통령 때문에 고생하는 불쌍한 전경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자는 사회자의 익살에 박수도 보냈습니다.
생각이 같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강물아 흘러라, 청와대는 들어라!
참석자들은 빗속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손에 피켓과 풍선을 들고 몇 시간을 그렇게 서서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야만 하는 관계로 우리는 할 수없이 버스로 이동하여 구미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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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반대', 빗속을 뚫고 광화문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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