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의 책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그가 즐겨 하는 말중에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나이 쉰이 넘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된다."한국 사회에서 남자나 여자나 나이가 많다는 건 모임의 상석에 앉는단 말이고 말이 많아질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보수든 진보든 나이 먹는 만큼 머리는 굳어지기 쉽고 그렇게 굳어진 생각을 나이 적은 사람들에게 강요하기 쉽다.
말로는 '충분히 이야기 해보라'고 하지만 결론은 자기가 내고 싶어한다. 그건 사각테이블이든 원탁이든 자리배치와 큰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체로 어떤 자리를 가나 말하는 사람은 늘 말하고 듣는 사람은 늘 듣기만 하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보게되는 것일게다. 그러기에 나이들어감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가려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입은 닫고 들으려 해야 한다는 이야기 일게다.
이 글을 읽고 나는 안도했다.
'휴, 그래도 나이 쉰이 되려면 아직 좀 남았다.'
그녀는 로멘티스트다 .
육십이 넘어 성한 이가 점점 줄어들자 벼르고 별러서 치과를 찾은 모양이다. 딸의 친구가 운영하는 치과에 가서 이리 저리 사진 찍고 정밀하게 검사를 받은 후 딸의 친구인 치과 원장이 머뭇거리며 하는 말.
"어머님 저 어쩌죠? 아무래로 윗이쪽은 전체적으로 틀니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이 말은 들은 그녀의 첫반응은 이랬다.
"아니, 그럼 이제 키스도 못하잖아."그녀는 우울증에 고생하는 사람들의 상담에도 열심이다. 남의 시선, 남의 잣대가 아닌 자신의 ' 지금 여기' 에 충실할 것을 귄한다. 그의 후배 중 한 명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짓게 한다.
"지금도 사랑 때문에 상처 받고 우울하게 지내고 있을 많은 여성들을 위해 우울증을 단번에 날려버릴 유쾌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첫 결혼에 실패하고 아이를 키우며 먹고살기 위해 이리저리 뛰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은 친구가 있었다. 그가 남자에게 구애한 이야기는 참 화끈하다. 일 때문에 어떤 남자와 두 번째 만남에서 술을 마셨는데, 술자리가 파하고 그 남자에게 많이 끌렸던 이 아이 엄마는 한밤에 방금 헤어진 남자에게 문자를 날린다.'고양이야,· 여기 생선 있다. 담 넘어와라.' 이 문자를 받은 남자는 새벽녘에 여자에게 도착했고,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면 또 어떻겠는가. 우울증으로 밤마다 술을 마시며 사경을 헤매는 것보다 낫다."김선주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