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정원 민간사찰 의혹' 제기 박원순 승소 … KBS 단신, SBS 보도 안 해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부장 김인겸)는 국가가 '국정원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인 국가에 패소 판결을 했다.
'국가도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다룬 이번 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는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자 일 수 없다'며 국가가 피해자의 자격을 갖게 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소송 남발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비판이 악의에 의한 것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각종 민·형사상의 소송을 남발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사회와 언론의 활동을 억압해 온 이명박 정부의 행태가 비상식적이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이제는 박 상임이사가 제기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국정원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
15일 방송3사는 관련 보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MBC는 이번 재판이 제기된 배경과 판결 내용을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KBS는 단신으로 법원 판결만 짧게 다뤘고, SBS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KBS <국가, 박원순 상대 명예훼손 소송 패소>(단신)
MBC <"표현의 자유 보장">(이지선 기자)
KBS는 단신 <국가, 박원순 상대 명예훼손 소송 패소>에서 "서울중앙지법은 '국정원의 민간사찰'을 주장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상대로 국가가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며 "재판부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비판 의견을 '명예훼손'으로 인정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고 짧게 전했다.
MBC <"표현의 자유 보장">(이지선 기자)은 "지난해 박원순 변호사는 '국정원이 시민단체를 지원해 온 기업체 간부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 주간지에 폭로"했고 "국정원은 거짓 폭로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2억 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뒤, "법원은 1심에서 박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이어 "설사 명예훼손을 당했더라도 국가는 원칙적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며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는 국민의 광범위한 비판과 감시를 수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 이유를 전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언론활동이나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는 변호인 측 인터뷰를 실은 뒤, "명백하게 악의적인 비방이 있다면 국가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박 변호사 발언의 근거가 다소 부족했지만 악의가 없었다"고 본 재판부의 설명을 덧붙였다.
2. G20 회의장에 '제2의 명박산성' 설치 … KBS는 'G20 경제효과'만 다뤄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리는 삼성동 코엑스 주변에 높이 2.2m짜리 '안전 방호벽'이 설치된다. 방호벽은 콘크리트 구조물에 특수 플라스틱을 붙여진 형태로 822개를 제작해 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주변의 총 1.64Km를 둘러쌀 예정이라고 한다.
경찰은 차량테러나 시위대의 접근을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평화적인 시위마저 원천적으로 가로막겠다는 것이며, 스스로 비민주국가임을 알리는 국제적 망신거리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15일 관련 내용을 보도한 곳은 SBS뿐이었다. KBS는 'G20의 경제적 효과'만 다루며 'G20 홍보'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MBC는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 <"서울 G20 정상회의 경제효과 21조 원">(단신종합)
SBS <2m 장벽 쌓는다>(이종훈 기자)
KBS는 단신종합 <"서울 G20 정상회의 경제효과 21조 원">에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늘 보고서를 통해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직·간접적인 경제파급효과가 21조 5천여 억 원에서 24조 6천여 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며 "행사 자체의 직접 효과는 참가자들의 소비지출 등 천 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SBS <2m 장벽 쌓는다>(이종훈 기자)는 "경찰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을 테러나 시위로부터 안전한 '안정화 구역'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회담이 열리는 코엑스 주변을 둘러싸는 안전 방호벽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차량 테러나 시위대의 접근을 막기 위한 방호벽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하단부와 플라스틱 벽으로 된 상단부로 구성", "높이는 2.2m", "방호벽 전체 길이는 1.6km에 달할 전망"이라며 방호벽의 규모를 설명했다.
그리고는 "안전 방호벽 설치가 헌법에 보장된 평화적인 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발상", "도심 속 차단벽은 그 자체로 국가의 품격을 해치는 흉물이 될 것이라며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이 같은 장벽을 설치한 전례가 없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전했다.
2010.09.16 17:48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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