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0.09.20 11:05수정 2010.09.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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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ㅇㅇ 아파트 앞, 귀엽게 생긴 한 애완견이 주차장과 관리실 주변을 뛰어다니는 광경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애완견은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전혀 없는 듯 남녀, 아이 구분 없이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떨기에 바빴다.
"이크! 저리가!"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애완견은 좋아서 따라붙었지만 사람들은 불쾌한 표정으로 내치기 일쑤였다. 한 아이 엄마는 화들짝 놀라서 데리고 있던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황급히 엘리베이터 쪽으로 도망치듯 모습을 감췄다.
그도 그럴 것이, 안타깝게도 애완견은 상태가 무척 좋지 않았다. 온몸은 먼지를 뒤집어 쓴 듯 뿌옇기 그지없었고 털은 사방으로 어지러이 엉켜 무척 지저분했다. 더욱이 군데군데 털까지 빠져나가 피부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이를 알리 없는 애완견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보호자라도 되는양 여기저기 부산하게 꼬리를 치며 관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애완견을 방치하기에는 무척 위험한 상황이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애완견은 배고픔과 더위에 지친 듯 무척 피곤한 기색이었는데 결국에 시간이 지나면 최악의 경우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도 커보였다.
애완견은 얼마 전까지 누군가가 키운 듯 했다. 처음 보는 필자의 "앉아", "일어서"라는 구령에도 그대로 따라서 몸을 움직였고 심지어는 뒹굴어라는 손짓을 취하자 엉거주춤 뒹구는 행동까지 취했다.
개의 목부분은 털이 안으로 푹 꺼진 채 상당 부분 살이 밀려들어가 있었다. 끊어졌는지 떨어져나갔는지 다행히 목줄은 없는 상태였다.
상황이 좋지않음을 느낀 필자는 개를 보호할 곳을 서둘러 찾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거주하는 전북 도내에는 유기견들을 돌봐주는 전문시설이 없었다. 다행히 시청 정보통신과를 거쳐 축산과와 연락이 닿았고 관계자가 즉시 달려와 애완견을 데려갔다.
축산과 관계자는 "일단 축산과로 연락이 되면 도내 위탁보호소로 맡기게 되는데 그곳에서 기본적인 치료와 보호·관리가 실시되고 새로운 주인도 물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원활한 통화가 불가능한 야간에 유기견이나 다친 개를 발견할 경우에는 시청 당직실에 연락하면 일차적으로 보관을 했다가 다음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시의 애완견을 주인이 버렸는지 아니면 불가피하게 잃어버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잃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심 속에 버려져있던 애완견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짧은 전화 한통 등 작은 관심이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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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농구카툰 'JB 농구툰, '농구상회'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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