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후보, 고교시절 배드민턴 선수
병역 때는 '면제 시력'·공무원 임용 때는 '정상'

민주당 등 야당 '현미경 검증', 커져가는 의혹

등록 2010.09.26 16:56수정 2010.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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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 남소연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은 '현미경 청문회'를 예고했다. 휴일인 26일에도 야당 의원들은 '수입을 훌쩍 넘는 지출'과 병역면제 과정 하나하나에 의혹을 제기했다.

 

2009년 아들 유학비용 4000만 원은 어디서 났나?

 

김 후보자의 연말정산 서류를 분석해 제기됐던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문제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연말정산 자료에는 수당 등이 반영이 안 돼 수입액이 낮게 잡혔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측의 해명을 반영해도 의혹은 그대로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 측이 정확한 김 후보자의 수입액을 적용하기 위해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재직한 2008년 9월부터 현재까지의 자료를 제출받아 2009년도에 한해 김 후보자의 수입과 지출을 대차대조한 결과, 수입보다 지출이 4616만 원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2009년도 급여와 수당 등 감사원을 통해 김 후보자에게 지급된 금액은 9350여만 원(각종 세금이 원천징수된 실수령액)인데, 연말정산 서류에서 나타난 김 후보자의 지출금액(보험료·신용카드·현금영수증·기부금)은 9967여만 원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616만 원 정도 더 많은 것. 

 

여기까지는 수입과 지출의 차이가 큰 편은 아니지만, 김 후보자의 아들이 현재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지기 시작한다. 김 후보자는 국회로 보낸 서면답변서에서 아들 유학비에 대해 '2006년까지는 해마다 2만~3만 달러, 2007년부터는 4만 달러를 부담해왔다'고 답변한 바 있다.

 

2009년에도 4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가정하고, 환율을 달러당 1000원으로 단순화하면, 2009년 아들 유학비용은 4000만 원이다. 유학비용까지 대차대조표에 포함시키면 4616만원(4000만 원+616만 원) 정도의 지출이 더 발생한 셈이다. 

 

총수입에서 4616만 원 더 많은 지출이 이뤄진 셈인데, 이 중 일부는 김 후보자 가족의 예금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공직자재산등록 자료에서 나타난 김 후보자 가족의 예금은 2007~2008년 순증가를 보이다가 2009년 들어 2208만 원이 감소했다. 순지출액 4616만 원 중에 2208만 원은 예금에서 지출된 것으로 가정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여전히 수입액보다 많이 쓴 2400여만 원의 출처는 설명되지 않는다. 

 

김유정 의원 측은 "김 후보자 자녀 유학비용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 해외송금 내역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김 후보자측에서는 '한국은행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는 답변을 하고 있다"며 "그냥 송금 당시 이용한 은행에 가서 해외송금 내역 자료를 요청하면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임에도 이상한 이유를 대면서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좋던 시력 갑자기 저하" "나쁜 시력 갑자기 호전"

 

또한 김 후보자의 병역면제 과정에도 야당 의원들의 '현미경 검증'은 계속됐다. 병역면제 사유인 김 후보자의 시력이 너무 들쭉날쭉하다는 게 의혹의 근원이다.

 

1972년에 부동시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던 것에 대해 김 후보자는 2008년 9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마이너스 7, 마이너스 2로 양쪽 시력이 굉장히 차이가 났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1974년 공무원 임용을 위해 적십자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서는 정상 판정(나안시력 좌:0.2 우 0.1, 교정시력 좌우 0.5)을 받았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은 "안과전문의들은 라식수술 등을 하지 않고는 시력이 급격히 좋아질 수 없다고 한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임 의원은 또 김 후보자가 1970~1971년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징용신체검사 재검 판정을 받았던 일과 관련 "(눈이 나빴다면) 70~71년 신체검사에서 부동시 처분을 받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력이 좋아지기에 앞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진 것에도 의혹은 제기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고교 졸업앨범에서도 안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배드민턴 선수로 활동하는 등 대학 이전에는 눈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드민턴 선수일 정도로 시력이 좋았던 사람이 몇 년 만에 급격히 부동시가 될 가능성은 사고나 질병을 제외하면 '0'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과 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청문회 전까지 안과진료를 통한 부동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서를 제출하는 등 공개적인 검증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김황식 #인사청문회 #김유젛 #임영호 #최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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