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이 지나는 완사역에 무궁화호 완행열차가 들어온다. 완사역은 지난 6월1일부터 무인화된 역이다. 다만 김정현 명예역장이 지키고 있어 덜 외롭다.
하병주
고속도로가 뚫리고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 도시와 도시를 이어줬던 주요 매개체는 기차였다. 내 고향 사천에도 진삼선 기찻길이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기차운행이 중단돼, 당시 내가 기차를 타봤는지조차 기억이 아련하다. 다만 학교를 오가며 짧은 기찻길 구간을 걸었던 기억은 생생하다.
기차와 기찻길! 내 기억 속에서만 멀어진 걸까. 모르긴 해도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기차와 기찻길은 멀어져 왔으리라. 그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속도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속열차(KTX)가 등장해 그 명성을 조금은 되찾는 분위기다. 역시 '최대 시속 350km'라는 속도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진다.
이 속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그럼에도 꿋꿋이 버티는 완행열차가 있다. 학생들의 통학, 근로자들의 통근, 그리고 간이역 주변 마을사람들의 도시 나들이 정도가 이 열차를 애용하는 사람들의 쓰임새다. 물론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
'인공호수 속 섬' 같은 완사역에 자리잡은 28세 젊은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