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가마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에. 상도와 마주하고 있는 하도(사진 오른쪽)가 보인다.
김연옥
섬은 뭍에 사는 내게는 늘 낭만적인 곳이다. 바다와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은 팔자 늘어진 소리한다며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쩌다 배를 타고 섬으로 떠나는 날이면 까칠한 일상이 주는 우울을 털고 어느새 삶의 유쾌함에 젖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지난 25일 산 드림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사량도 상도 종주 산행을 나섰다. 사량이란 섬 이름에는 뱀에 얽힌 여러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뱀이 많이 서식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사 박문수가 고성 문수암에서 이 섬을 바라보니 마주하고 있는 상도와 하도의 모습이 짝짓기 직전의 뱀의 형상이라 '뱀 사(蛇)' 자를 써서 '사량도'라 했다는 흥미로운 설도 있다.
상도와 하도 사이를 흐르는 동강의 물길이 마치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한 형세를 이루고 있다 하여 예전에는 사량으로 불렸는데, 이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꽤 설득력 있어 보인다. 배를 타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마음 설레는 일인데 로프를 잡고 바위를 타고 오르기도 하고, 수직으로 늘어진 줄사다리나 경사가 심한 철계단을 내려오는 등 스릴 넘치는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사량도, 그래서 나는 이곳을 '달콤한 꿈의 섬'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