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29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자녀 유학 비용 등 설명되지 않는 김 후보자의 재산 부분은 도마 위에 올랐다. 증여세 탈루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딸이 결혼을 앞두고 마련한 아파트 구입 자금 4억9800만 원에 대한 소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앞서 후보자가 딸에게 1억 원을 증여했다고 답변했고 증여세도 680만 원을 납부해 소명된 것으로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통장 사본을 보면 딸이 소유권 이전을 등기하는 날인 2007년 4월 20일 1억2400만 원이 또 다시 인출됐는데 이 돈도 딸에게 증여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본인들이 부동산 담보로 부담한 부분도 있고 친척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 돈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질의한 1억2400만 원 인출 사실에 대해선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김 의원이 "관련 자료를 오후 질의 때까지 달라"고 요구했을 때도 그는 "내일(30일)까지 하겠다, 관련된 사람이 있고 여러 가지 확인절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오후 청문회에 들어서선 더욱 강도 높게 김 후보자를 압박했다. 그는 "자녀 유학비용 송금을 배우자가 했다면 본인이 은행 가서 바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며 "그것을 안 내고 어떻게 수입·지출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나"고 따졌다.
김 의원은 또 "틈만 나면 모든 것을 소상히 밝힌다고 했는데 후보자가 구두로만 이렇게 말하나"며 "기왕 이렇게 된 것, 부인이 (유학비용을) 보낸 게 맞는지 아니면 누가 도와줬는지 다 말해라"고 김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동정론 호소한 김황식,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족들 심각한 상황에 있어"김 의원의 질타에 "부인이 상당히 민감해진 상태"라며 당혹해하던 김 의원은 고승덕 한나라당의원과의 질의 답변 과정에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잇다른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저희 집사람이 은행에 가서 송금내역을 뽑아와야 하는데 우리 집사람 심리 상태가 민감해져서 그런 심부름을 시킬 수 없을 것 같다"며 "제가 그 내역을 아는 만큼 정리해서 우선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 딸 아이가 며칠 전에 전화를 해 와서 '아버지 엉뚱한 생각마세오'라며 키득키득 웃더라"며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아버지가 순진해서 이 상황을 못 견디고 엉뚱한 생각을 할까봐'라고 하더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족들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있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자는 아울러 "제가 얼마나 도덕적이고 청렴했겠나, 단지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을 뿐이다"면서 "그런데 가족 분들과 주위 분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부끄럼 없이 살려고 했다는 진정성만 이해해주신다면 정말 역사에 남는 좋은 총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도 특혜 지원 의혹이 제기됐던 동신대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가 철저히 인사검증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해 후보자의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어서 되겠나"고 김 후보자를 지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요구가 명기된 청문회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아니면 야당 의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범구 의원은 "분위기가 이상하게 굴러간다,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의원들을 후보자를 괴롭히는 사람쯤으로 여기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공직후보자 재산과 병역사항 자료는 모두 제출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 모든 일이 후보자가 정해진 감사원장 임기를 남겨두고 총리직을 수락해서 시작된 것이고 본인의 여러 고뇌가 있었다지만 공직은 자신의 의지와 결단에 따른 것"이라며 "거기에 따른 고통도 안타깝지만 그것은 후보자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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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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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자료 못낸 김황식 "집사람 상당히 신경과민한 상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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