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5일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과 불꽃 튀는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이재오 특임장관이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에 6·2지방선거 전 한나라당의 파란 옷을 입고 서울역 등에서 청렴한 세상 캠페인을 해서 한나라당 선거지원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됐다"며 "그런데 (이진성 법원장이) 6·2지방선거를 나흘 앞둔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 소속 법관 및 법원직원 700여 명을 데리고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을 연상시키는 파란 셔츠를 착용하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걷기 대회를 했다. (파란 셔츠가) 어떤 의미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은 "그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이재오 권익위원장이 파란 옷을 입고 한 것은 정치적 의미로 중앙선관위에 고발됐는데, 정치적 중립을 가장 중시해야 할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법관과 직원 700명을 데리고 파란 옷 입고 선거 나흘 전에 걷기대회를 한 것은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하면 국민이 그대로 받아들이겠느냐"며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 법원장은 "어떤 현상을 볼 때 색안경을 끼고 보면 그 색깔에 따라서 보인다"고 반박했고, 박 의원은 파란 옷 사진을 가리키며 "이건 제가 색안경을 안 썼는데도 파란색"이라고 거듭 지적하자, 이 법원장은 "만약 정치라는 안경을 쓰고 본다면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발끈한 박 의원은 "법원장님, 차라리 '우연히 구입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는데 그런 오해 안 해주면 좋겠다'라고 하는 것이 좋지, (이재오 특임)장관이 (파란 옷을) 입은 것은 선관위에 고발을 하고, 법원장이 법관과 직원 700명을 데리고 (파란 옷을) 입은 것은 괜찮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 정도의 상식을 가진 분이 법원행정처 차장을 하고 서울중앙지법원장을 하는 것이냐. 배운 사람이 그러면 국민들은 어떻게 살겠느냐. 그러면 안 된다.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매섭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것은 윤리강령에 위배되는 것이고 엄연히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만약에 이재오 특임장관 건이 서울중앙지법으로 배당되면 유죄고, 법원장이 입은 것은 무죄라고 하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진성 법원장은 "그 두 가지를 비교한 것은 죄송한 말씀이지만 견강부회(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 주장)라고 생각된다"고 맞받아쳤고, 박 의원은 "견강부회요? 잘못된 겁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대법원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재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시국사건이 형사단독으로 갈 때는 무죄가 있던 게 재정합의부로 가니 다 유죄가 된다. 이건 시국사건과 중요사건에 대해 획일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은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와서 이렇게 재정합의부를 만들어 유죄 판결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유념해 달라"고 지적했다.
2010.10.05 15:1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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