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이 교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경기도 평택의 한 고교 인터넷 누리집.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람을 양육하는 하나님의 학교'라는 구절이 눈에 띈다.
임정훈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을 폭행해 논란을 일으켰던 평택 ㅎ고 교장이 업무추진비 3천7백여만 원도 원래 사용 목적과 다른 용도로 부당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5년~2009년 사이 5년간 전체 업무추진비 4천 3백여만 원의 약 90%에 이르는 금액으로 기자가 입수한 평택 ㅎ고 교장의 업무추진비 지급 세부내역을 확인·분석한 결과다.
이 교장은 업무추진비를 축의금 등의 개인 경조사비와 교회나 기도회 헌금, 지역 교장협의회 등 개인 모임 회비 등으로 대부분 지출했다. 2005년에는 개인 적십자회비 3만 원도 업무추진비에서 냈다. 2006년에는 평택 o중 김아무개 교장 장녀결혼 축의금을 냈다고 했는데 o중에는 김아무개 교장은 물론 같은 이름의 교사도 근무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업무추진비를 허위로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학교회계 지침에는 학교장의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쓰지 않도록 사용 내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경조비 지급 대상을 '당해 학교 상근 교직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학교운영위원, 자매부대(자매학교 포함), 인근 경찰서, 소방서 등 학교에 도움을 주는 유관기관(단체)의 임직원'이 포함된다. 그러나 '타 학교, 지역교육청, 본청 등은 지급 범위인 유관기관에서 제외'된다. 경조비의 지급 범위도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의 결혼 및 사망'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평택 ㅎ고 교장은 친분이 있는 개인은 물론 국회의원, 교육의원, 시의원, 지역 유지, 은행 지점장, 지역 학교장과 교사, 지역 교육청 교육장, 경기도교육청 관료 등 업무추진비 집행이 금지된 이들에게 2천여만 원의 경조사비를 5년간 수시로 집행했다.
ㅎ고 교장은 교장회비뿐만 아니라 한국사립초중고 법인협의회비, 중등 교감 협의회비, 사립중고등학교 행정실장 협의회비와 하계연수비, 학생부장협의회비 등 자신과 학교재단이 회원으로 가입된 모임은 물론 교감, 행정실장, 학생부장 등의 모임 회비까지 업무추진비에서 냈다.
이들 모임은 모두 임의의 친목단체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수 없는 대상에 해당한다. 게다가 교감, 행정실장, 학생부장 등의 친목모임 회비까지 교장 업무추진비에서 낸 것도 의아하다는 것이 교육계 관계자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