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행정 이끌 지도자가 '몰빵'을?
 반드시 무리 오고, 후유증 낳을 것"

[인터뷰①] 안희정 충남도지사 "4대강 사업? 어떻게든 막아보겠지만..."

등록 2010.10.08 15:49수정 2010.10.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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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화와 타협'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취임 100일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세계대백제전, 세종시, 4대강(금강) 사업, 도청신도시 등 그의 앞에 놓인 산적한 현안을 풀어가는 그만의 해법이다. 특히 4대강(금강) 사업 문제 대해 그는 일관되게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안희정 도지사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현실적으로 예산 심의를 진행하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협의하자는 도리 밖에 없다. 일단 그 과정을 충실하게 밟으려고 한다"면서 "4대강 사업 역시 대화와 타협의 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4대강 사업 역시 대화와 타협의 주제"

 

하지만 정부는 지난 6일 "4대강 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충남도의 사업추진 의지를 확인한 뒤 사업권 회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연일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안 지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이 의제를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처럼 느껴져 걱정"이라며 "(해당 자치단체장을) 직접 불러서 대화해야지 이런 식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가운영을 하는 것은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맹형규 행안부장관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시장과 군수를 초청해 오찬모임을 하는 등 편을 갈라 갈등 조장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안 지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을 늘 놓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끊임없이 누가 더 대화를 통해서 대안을 만들고 타협적 자세를 갖는지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면, 다음 번 선거 때 심판 소재로 삼아서 또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일관되게 '대화와 타협'을 얘기하는 것은 20여 년 동안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안희정 도지사의 생각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 끊임없이 지지기반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쭉 봐왔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주제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안희정 도지사는 "종합행정을 이끌어야 되는 지도자가 뭐 하나에 몰빵해서 이것으로 승부하겠다는, 특히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안 된다"며 "반드시 무리가 오고, 후유증을 낳게 된다"고 말해, 자기 임기 내에 4대강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희정 도지사와 한 인터뷰는 지난 4일 충남도청 도지사실에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다음은 안 지사와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도지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이번 축제는 김종필 전 총리가 기획해 심대평, 이완구 전 지사를 거쳐 안희정 지사가 마무리를 했다는 말이 있다. 백제를 화두로 그것도 많은 예산을 들여 한 달 동안 행사를 한 배경이 무엇인가?

"임기가 4~5년 정해져 있는 정치인들이 그 기간 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덤비는 자체가 위험한 일이다. 국가사업은 지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업은 1400년 전에 금강 변에서 죽어간 원혼들이 기획자들이다. 그것이 축적이 되어서 1955년 부여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우리의 부모세대가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그 제사가 백제 문화를 부활시키자는 것으로 50년간 지속돼 왔고, 그런 흐름들이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도달되어서 실현된 것이다."

 

- 보통 도지사가 새로 취임하면 이전 도지사가 추진하던 큰 사업들이 축소되고, 자신의 업적을 위해 새로운 상품(축제)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정치인이기는 하지만, 누구 이름으로 문패를 걸려는 시도로는 정치적인 승부가 날 수 없다. 제가 손가락질 당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름의 업적이 될 수 있다. 업적을 남기려고 달려드는 것은 비정상적인 국가에서나 하는 일이지, 정상적인 국가에서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대부분 연속된다. 너무 쉽게 자신의 이름 붙이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그 욕심을 내려다보니까, 얼른 소출을 얻으려고 욕심을 내는 농부가 땅을 산성화 시키듯, 당장 소출을 얻으려는 정치인들이 국민들과의 합의, 신뢰라는 자산을 자꾸 깎아먹는 산성화된 정치를 하게 된다."

 

- 말씀들 듣다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내에 완성하기 위해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연상되는데.

"굳이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 4대강 사업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교착기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동력을 만드는데 있어서 개발 사업보다 더 빠른 게 없지 않나. 그래서 혁신도시보다는 친수환경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개발 사업에 나선 것이고, 그 분 시대의 철학을 반영한 정책이다. 하지만 그 정책에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해줬다. 그 이유는 앞선 대통령이 합의했던 것을 하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혁신도시를 안 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든 그 누구든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이미 36대 도지사로서 충남 도정에 기록될 것이다. 그 기간 내에 제가 다행히 어떤 결실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있고, 도민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하겠지만 좋을 일 하겠다고 모든 세간 살림을 다 꺼내서 난리를 피울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이미 그 정도 수준은 와 있다."

 

-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으로 도지사나 대통령을 뽑는 이유가 있지 않나?

"도지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법적 지위에 한계가 있다. 도지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거의 모든 예산이 국가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지정이 되어 내려오기 때문에 도에서는 시군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가 중심이다. 현재 우리 지자체의 수준이다. 이 상태에서 뭔가 자꾸 업적을 내려고 덤비면 두 가지 오류를 범하게 된다. 하나는 별거 아닌 것 가지고 크게 생색을 내려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줌으로써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만들 수 있다. 그것만큼 큰 죄는 없다. 자꾸 성과만 내려하고, 막 이름표 붙이고 큰 쇼를 하면 불신을 받는다. 사람들이 큰 일 한다고 박수 칠 것 같지만 안 그렇다. 국민들은 다 안다.

 

두 번째 오류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도 많은 곤란함에 처해 있을 텐데, 나머지 것을 소홀하게 된다. 종합행정이기 때문이다. 뭘 한다고 해서 갑자기 치안 신경 안 쓸 수 있나? 애들 학교에 유리창 안 끼워줄 것인가? 경로당에 난방비 안 줄 것인가? 무엇을 무리하게 하겠다고 집중하면 나머지가 소홀하게 되고, 마치 편식을 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불신을 조장한다는 잘못을 범하게 되고, 편식을 통해서 정부 운영의 재정 건전성뿐만 아니라 행정의 정책 건전성까지 해친다. 이 두 가지 문제 때문에 저는 심지어 제 임기 내에 아무런 공을 안 세워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최근 '채솟값 파동의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문제와도 맥락이 맞닿아 있는 것 같은데.

"글쎄. 그렇게 이해될 수도 있을 터인데…. 하여튼 반드시 종합행정을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가 뭐 하나에 몰빵해서 이것으로 승부하겠다는, 특히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그렇게 하는 것은 안 된다. 반드시 무리가 오고, 후유증을 낳게 된다."

 

"제가 말하고 있는 모든 게 새로운 충남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안희정 지사 취임 이후 충남도정에 대해 '변화된 게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새로운 충남', '안희정식의 충남'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없는 것인가?

"제가 말하고 있는 모든 게 새로운 충남이다. 이런 도정을 하겠다고 공표하는 사람은 없다. 당장 '공약 몇% 이행했어, 내 새로운 브랜드는 뭐야' 얘기하기 바쁘다. 그러나 저는 OECD 선진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국가 운영과 지방 정부의 운영이 어떤 연속성을 갖고, 임기가 끝난 후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농업기반과 관련 농업과 농촌이 조금이라도 진일보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당장 임기 내에 승부 보겠다고 유통공사를 크게 만들어서 다 판매해주고, 다 친환경 만들겠다? 불가능한 일이다. 저는 도민들로부터 '상식적으로 신용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고 싶다."

 

- 그러나 안희정 지사가 취임할 때 뭔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컸는데.

"도정 슬로건을 '확실한 변화'가 아니라 왜 '행복한 변화'라고 했을까. 이런 마음으로 도정을 살필 때 뭔가 변하는 것이다. 변화의 주체와 객체를 나눠서 누가 누구를 이기는 변화? 그 변화는 사실상 부작용도 크고 성공하지도 않더라."

 

- 그럼, '행복한 변화'는 잘 되고 있나?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도정 철학과 외부에서의 기대는 여전히 매치가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본인은 정말 행복한가?

"충분히 행복하다. 16개 시·군 순방을 통해 도민들이 저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도시사가 바뀌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화적 변화에 대해서 도민들이 충남 도정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더라. 그 신뢰라는 게 계측될 수는 없지만, 세계대백제전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을 좀 더 호의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가 새로 들어와서 신접살이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냐'며 부족한 모습에도 눈감아 주시고 '잘한다, 잘한다'고 하니까, 이게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다."

 

- 충남도청 공무원들의 마음가짐은 아직 달라져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노무현 대통령도 임기 중 힘들었던 부분이 중앙부처 공무원의 인식 변화였다. 도청 공무원들은 변하지 않는데, 도지사만 변하면 되는 것인가?

"제가 추진하는 변화는 외과수술적인 변화가 아니라 체질개선의 변화다. 체질개선은 장기적으로 오랜 기간을 통해서 변화되는 것이고, 장기간에 걸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취임) 100일 지나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4대강 사업, 어떻게든 막아볼 생각이다, 막아볼 생각인데..."

 

- 도지사로서의 한계를 얘기했는데, 그것 때문에 4대강(금강) 사업 문제에 대한 해법도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금강 살리기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받았나?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 이달 중으로 안이 나오면 도의회와 금강유역 7개 시장·군수들과 상의할 것이다. 도의 공식적인 의견은 이해 당사자나 지도자들과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합의된 것을 내놓아한다."

 

- 대안 제출 이후 대응 방향은?

"현실적으로 예산 심의를 진행하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협의하자는 도리 밖에 없다. 일단 그 과정을 충실하게 밟으려고 한다. 둘째, 4대강 사업이라는 주제 역시 대화와 타협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너 죽고 나 죽고', 또는 '올 오어 낫씽'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주제도 대화와 타협의 주제라는 연속성에 놓고 토론을 해야 한다. '너 죽고 나 살자'는 관점은 국가에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 4대강 사업의 문제풀이 방식에 대해 일관되게 '대화와 타협'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계속 4대강 사업을 놓고 시장, 군수의 편을 갈라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일을 풀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 부분을 국민들이 다 안다. 다음 번 선거 때 그런 사례로 이겨야 하는 것이다.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을 늘 놓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끊임없이 누가 더 대화를 통해서 대안을 만들고 타협적 자세를 가지는지 보여줘야 한다. 타협은 국민을 분열 시키지 말고 단합시키라는 요구다.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면, 다음 번 선거 때 심판 소재로 삼아서 또 싸워야 한다. 국민들에게 심판해 달라고. 결과적으로 경쟁과 대립의 국면을 겪다가 또 선거가 끝나면 대화와 타협의 구조로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들과 주권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거 관철 안하면 나라를 반쪽을 내서라도 분리 독립해서 살아가야 할 주제가 실제로 있는 것인가? 없다면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선거 때 청군, 백군으로 나뉘어서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책을 실질적으로 입안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는 대화를 통한 타협의 정신을 존중해줘야 한다." 

 

- 도지사가 되기 전과 되고 난 후, 4대강 사업에 대한 안희정 지사의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문제 때문에 5년 동안 내내 어려웠다. 이라크 파병 할 수 있어?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찬성하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후에 끊임없이 지지기반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봐라. 대북송금 특검을 받어? 아니, 국회에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밀어붙여서 특검법이 올라왔는데, 재의요청을 한들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그럼, 특검 안 할게' 하겠나? 그 주제를 가지고 한나라당은 일 년 내내 끌게 돼 있었다. 안 받을 도리가 없었다. 오히려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랬더니, '대통령 만들어주니까, 김대중 대통령을 배반해?' 이렇게 된 것 아닌가.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끝까지 지켜준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그것은 김대중 대통령도 알고 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자꾸 말을 만든다. 호남에 가서 '호남 배신론'을 계속 얘기하더라. 이라크 파병 문제도 그렇지 않았나. (나는) 그런 과정을 쭉 봐왔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주제를 얘기하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안희정 충남도지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 4대강 사업의 문제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인가?

"저는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선거 때 얘기했다. 예. 어떻게든 막아볼 생각이다. 막아볼 생각인데, 현실적으로 막아보겠다는 그 내용이 이명박 대통령이 했던 모든 사업을 올스톱 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지지자들도 있을 것이고, 금강을 죽이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강을 살리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만들어보겠다는 여지까지 남겨놓은 지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취임하고 나서 4대강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되는 준설과 보 공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대안을 만들고 있다. 그 대안을 가지고 정부와 타협을 보겠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얘기하는 4대강 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수질 개선도, 홍수 예방도, 치수도 아니다. 현장에서 바라본 제 느낌은, 친수강변 조성과 이를 통한 주민들의 삶의 환경을 조금 더 향상시키기 위한 지역개발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4대강 사업의 목표다. 아니, 물 가둬서 수질 개선을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나? 서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서 싸움이 커진 것이다. 원래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프론티어 사업을 통해서 친수공간을 넓히고, 주변을 리모델링을 하고, 지역 발전의 개발 동력으로 삼아보겠다'는 사업 목표를 처음부터 얘기했으면 쉬운 문제였다.

 

그렇다고 제가 그것에 동의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 사업을 임기 동안에 밀어붙이겠다는 것부터 그것이 실질적으로 지역 개발 전략으로서 좋은 전략이냐는 견해에 대해 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그렇게 말을 에둘러서 하니까, 논쟁도 안 되고 더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친수환경 조성을 통해 지역개발 전략을 쓸 거라면 친환경적인 대안이 있는 것인지, 검토해서 대안을 서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 행사장 중 하나인 수상무대가 4대강 사업의 일환이라는 문제가 제기 돼 논란이 일었는데.

"그 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웠는데, 그러나 금강 변 수상공연장에 와 보면 알겠지만 콘크리트는 하나도 안 썼고, 강변 둑에 나무 말뚝 세워서 관중석을 만들었다. 베니어판으로 수상무대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 그것을 가지고 훼손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 그것을 기화로 해서 도지사를 정부가 공격하면 안 된다. 그건 정부가 점잖지 못한 일이다."

 

- 100일 가까운 도지사직을 수행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거나 안타까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곳곳이 다 갈등이었다. 끊임없이 돌아올 수없는 대결과 대립으로 치닫는 흐름이 있고, 기운이 있다. 그러나 그 갈등을 대결과 대립이 아닌 타협과 평화의 질서로 가는 구조로 만들어내기 위해 양쪽에서 굉장히 고통스럽다. 지역 내의 많은 부분이 다 그렇다. 4대강 문제도 7개 시장군수의 견해가 있고, 지역의 환경운동가와 종교지도자들의 견해가 있다. 각종 신도시 지역개발 사업에 관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LH 및 정부측과 개발업자들의 요구가 있다. 그런 갈등 앞에서 고통스럽다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가능하면 웃으면서, 양쪽의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는 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서 더 좋은 결론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보육교사, 경로당, 다문화가족, 장애인, '먹튀' 외국 기업의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는 고통 앞에서 늘 힘들고 안타까웠다."

2010.10.08 15:49ⓒ 2010 OhmyNews
#안희정 #대백제전 #2010세계대백제전 #이명박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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