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한국어교실수업 모습
성동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다음은 이은하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면?"각 파트별로 다른데요. 가장 큰 문제는 아동이든, 이주노동자든 전문 교재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들은 기본적으로 대학교재로 제작된 것들이거든요.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교재도 있으나, 이는 수업용 교재로 부적합한 부분이 많아요.
그 외 아이들의 경우 학교를 다니기 전 시스템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주아동들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빨리 배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귀가 열려 진도가 엄청 빨라집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어렵다는데 아쉬움이 있죠. 그러다보니 수업준비가 어려워요. 수준이 높아지면 다른 과목과 연계해서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는데, 오래 봉사하신 교사들조차 어려워해요.
어려움을 말하려면 한 둘이 아닌데… 여성결혼이민자의 경우,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일상생활 언어여야 하는데 교재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과 이주노동자의 경우 결석이 많아서 진도를 잘 못 나간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배우는 이들 중 아주 먼 곳에서도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이 교육 내용에 대해 상당히 만족해하고 있어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힘을 내는 거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실·한글교실의 의의는 어디에 있나?"이주아동을 위한 공교육 가운데 한국어교육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보니, 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고 보면 됩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셈이죠. 한편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가정생활의 원활함과 가족관계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고요. 이주노동자를대상으로 한 교육은 안전한 노동환경의 이해, 노동법 등의 강의를 통해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귀국 후 생활에도 유의미한 교육이 진행된다고 봅니다."
-결혼 이주민 자녀·이주민 2세를 대상으로 한글교육을 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18세 몽골 아이가 있었는데요. 아이를 중학교 1학년에 보냈을 때가 기억나요. 처음에는 한국어 때문에 못 다니겠다고 하더니, 이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며 그나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서 이젠 어엿한 대학생이 됐어요. H대 건축학과에 재학중이에요."
-그럼 가슴 아팠던 일은 무엇인가?"지금도 생각하면 짠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한 둘이 아닌데요. 학교에 적응 못하고 여기에서도 적응 못한 아이들이 생길 때마다 심란해지죠. 그리고 가르치던 아이들 중에 미등록이던 부모가 단속되어 추방될 때는 가르치던 교사들마저 당혹스러워하고, 영향을 받죠. 또 결혼이주여성의 자녀들의 경우 여성이 가출했다고 남편이 찾아올 때 등등… 말하면 뭐하겠어요."
-더 하고 싶은 말?"말을 못하는 사람의 답답함이야 당사자가 아니면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까막눈도 마찬가지 문제고요. 그런 문제들을 우리사회가 껴안아야 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나라가 해야 하는 것이 맞고, 나라가 못 하면 시민단체가 하는 것이고요.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