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당첨금액으로 유기농매장에서 장을 보고있다
서재호
손님과 헤어지고 인터넷으로 슬로푸드 대회를 검색해 보니 시상내역이 나왔다. 어, 그런데 정말 내가 당선된 것이 아닌가. 내 글이 남양주시에서 주최한 슬로푸드 사진사연 분야에서 당당히 금상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해당자가 없었고, 금상 2명 중 1명이 나인 것이다. 뭔가 분위기가 제법 그럴듯한 부상을 지급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40여년 살아오면서 무슨 응모니 추첨이니, 한 번도 당첨되어 본 적이 없는 내가 금상에 당첨된 것이다. 상품내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좀 더 클릭을 하니, 담당자가 말했던 '달팽이 밥상'이란 것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된 글을 볼 수 있었다. 이 달팽이 밥상은 내가 오해했던 무슨 어린이용 식탁 이름이 아니고 농산물이고 음식물이었다. 그러니까 달팽이 밥상은 유기농제품으로 구성된 식품류로, 국, 밑 반찬, 간식거리 등을 1회 4만 원어치를 매주 수요일 6회에 걸쳐 보내준다고 한다. 합쳐서 24만 원 어치다.
이 대목에서 다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상품이 쓸모없는 어린이 식탁에서 알짜배기 음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참을성이 부족한 나는 당장 아내를 불렀다.
"여보 여보, 나 상받는다. 이제 당신은 당분간 장보러 갈 필요없어. 내가 싹~ 다 알아서 해줄게~ "큰소리 친 뒤 일주일이 지났다. 서울의 담당자로 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그 달팽이 밥상을 내가 사는 집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상품이 음식인 관계로 서울 경기지역에만 당일 배송이 된단다. 경남까지는 배달이 힘드니,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다. 그래서 담당자와 의논끝에 경남 진주에 있는 유기농 농산물 매장인 '한살림'에서 그 금액만큼의 유기농농산물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우리집에겐 더 좋은 일이었다. 상추를 비롯하여 채솟값이 천정부지인 요즘, 유기농매장에서 착한 가격으로 채소와 과일들도 구입할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블로그가 돈 될 때도 있다